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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강경석]첫 일정부터 삐걱… 세월호 國調마저 정쟁의 場 삼나

입력 | 2014-06-03 03:00:00

팽목항 방문 與불참-野강행
與 “유족이 미루자는데 野가 무시”… 野 “與에서 상의 않고 일방취소




강경석·정치부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가 첫 일정부터 삐걱댔다.

국조특위는 당초 2일 전남 진도 팽목항을 방문해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등을 만나고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는 잠수사들의 의견을 들을 계획이었다. 지난달 29일 국정조사계획서를 채택하면서 국회를 찾아왔던 희생자 가족들의 요청에 따라 진도 팽목항 방문을 결정한 것이다. 그러나 2일 야당은 단독으로 팽목항을 찾았고 여야는 삿대질을 하며 진실공방만 벌이는 구태를 재현했다. 정치는 또다시 실종됐다.

특위 위원장인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김현미 의원과 주고받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통화기록을 공개했다.

2일 0시 반경 진도 현장에서 가족들끼리 상의한 결과를 받아 이날 오전 6시 34분경 김 의원에게 ‘진도 현장 상황 때문에 출발을 연기해 달라고 김병권 세월호 사고 유가족 대책위원장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출발지인) 용산역에 나가 설명 드리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는 것. 심 의원은 “야당이 세월호 참사를 선거에 악용하려는 정치공세를 펼치고 있어 매우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은 “야당과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일정을 취소했다”며 다른 주장을 펼쳤다.

야당 특위 위원들은 2일 오전 보도자료를 내고 “심 위원장은 일방적으로 일정을 취소하고 이날 오전 용산역에 모이기 직전까지 야당 측에 양해를 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후 심 위원장의 주장에 대해서는 “더 대꾸할 생각도 없다”며 일축했다. 국조특위 소속 우원식 의원은 “새누리당은 지방선거 전 국정조사를 시작하는 것이 그토록 부담스럽나”라고 따졌다.

세월호 진상조사에 여야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여야 특위 위원들 모두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의 말을 들었다는데 왜 서로 상반된 주장을 펴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결국 자신들이 듣고 싶고, 보고 싶은 것만 하려는 것 아닐까. 철저한 진상 규명보다 임박한 지방선거의 유불리만 따지는 듯하다. 이러다 또다시 국정조사 무용론이 나올 것 같다.

강경석·정치부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