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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구하기냐… 세월호 심판이냐

입력 | 2014-06-03 03:00:00

내일 지방선거… 막판 남은 변수
與 “패배땐 朴정부 흔들려” 호소… 野, 앵그리맘 ‘분노의 투표’ 기대
통진 후보 줄사퇴-숨은 표도 주목




‘박근혜냐, 세월호냐.’

하루 앞으로 다가온 6·4지방선거의 승패를 가를 열쇠는 자신의 지지층을 얼마나 투표소로 끌어낼 수 있을지에 달려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지층 표심(票心)의 결집력이 당락을 가를 최종 변수라는 것이다.

유권자들이 투표장으로 가는 것은 특정 후보나 당을 지지하기 위한 목적 이외에 상대 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을 막기 위한 의도도 있다. 2012년 대선 때는 ‘박근혜냐 문재인이냐’를 선택하는 전자의 성격이 강했다면 이번 지방선거는 후자의 성격이 강하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여당 지지층은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 야당 지지층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새 정치 비전을 못 보여주면서 대안세력으로 자리매김을 못하는 데 대한 불만이 강한 편이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 지도부는 “야당이 이기면 박근혜 정부가 흔들린다”, 새정치연합은 “박근혜 정부를 심판해 달라”며 상대가 이기지 못하도록 막아 달라는 선거 전략을 쓰고 있다.

보수나 진보 중 어느 세력이 더 강하게 결집할지 지난달 30, 31일 사전투표율로는 우열을 가리기가 어렵다.

새누리당은 대선 때 박 대통령을 지지했던 세력, 특히 50대 이상의 보수층 결집이 시급하다. 집권 2년 차에 일 한 번 제대로 못하고 레임덕을 맞을 수 있다며 “박근혜를 지켜 달라”는 게 새누리당의 막판 선거 전략이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새정치연합으로서는 앵그리맘의 분노 지수를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변수다. 특히 사전투표율에서 낮았던 30, 40대 투표율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이길 수 있다.

선거 막판 경기, 부산 등 접전 지역에서 통합진보당 후보들이 잇달아 사퇴하는 것도 막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종북 세력을 포함한 묻지 마 야권연대 부활’로 공격하며 보수 결집의 계기로 활용할 태세다. 새정치연합은 진보 세력의 총결집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여론조사 공표가 허용된 선거 일주일 전까지 표심을 정하지 못한 20∼30%의 부동층, 여론조사에는 응하지 않았지만 투표장으로 나올 ‘숨은 표’의 선택도 표 차가 적은 접전 지역에서는 크게 작용할 수 있다. 특히 2010년 지방선거 때 야권으로 쏠렸던 숨은 표가 이번 선거에서는 어디로 향할지가 관심사다.

사전투표율이 예상보다 높은 11.5%를 기록해 최종 투표율이 60%를 넘을지도 관심사다. 선거 당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예고되어 있어 궂은 날씨가 투표율에 변수가 될 수도 있다. 다만 높은 투표율이 어느 당에 유리할지는 미지수다. 투표율이 높다고 특정 세력이 유리하다고 섣불리 판단하기는 어렵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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