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Cup Brasil 2014 D-10]
<5>D조서 맞붙는 루니와 수아레스

이런 악행들 때문에 ‘악동’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망나니 같은 행동에도 팬들의 관심을 받고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의 국가대표로 뽑힐 수 있는 건 실력 때문이다. ‘악동’ 웨인 루니(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그는 세계 최고 수준의 리그라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13시즌 동안 173골을 넣은 공격수다. 그런데 월드컵에서는 별 재미를 보지 못하고 욕만 먹었다.
루니는 지난 두 번(2006년, 2010년)의 월드컵에서 8경기를 뛰었다. 하지만 한 골도 넣지 못하고 체면을 구겼다. 골잡이 본능은 발휘하지 못했지만 악동의 습성은 월드컵에서도 유감없이 드러냈다. 이 때문에 잉글랜드 국민들로부터 엄청난 원성을 샀다. 루니는 2006년 독일 월드컵 8강전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고의로 상대 수비수의 급소를 밟다 심판의 눈에 걸려 퇴장당했다. 잉글랜드가 이 경기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하면서 루니는 4강 진출 실패의 원인 제공자로 자국 팬들에게 찍혀버렸다.
또 한 명의 ‘악동’ 루이스 수아레스(27·리버풀). 수아레스는 2013∼201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31골로 득점왕을 차지한 우루과이의 간판 골잡이다. 수아레스는 지난해 첼시와의 리그 경기 도중 상대팀 선수 팔을 물어 10경기 출전 정지의 징계를 당했다. 이 일로 ‘핵이빨’이라는 악명도 얻었다. 그는 인종차별 발언도 여러 번 했다.
악동 이미지가 따라다니는 수아레스이지만 루니와 달리 월드컵에서는 빛을 발했다. 수아레스는 월드컵 첫 출전이던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3골을 터뜨려 우루과이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수아레스는 퇴장을 당해도 루니처럼 자국 팬들에게 욕을 먹지도 않았다. 그는 가나와의 8강전에서 상대 슛을 손으로 막는 핸드볼 반칙으로 퇴장당했다. 하지만 가나는 수아레스의 핸드볼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넣지 못했다. 결국 우루과이는 승부차기 끝에 이겼다. 골이나 다름없던 가나의 헤딩슛을 손으로 막고 벤치로 물러난 수아레스는 결과적으로 4강 진출의 일등 공신이 돼버렸다.
이미지는 비슷하지만 월드컵에서의 희비가 달랐던 두 악동. 둘은 6월 20일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잉글랜드와 우루과이는 같은 D조에 속해 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