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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개발에 맞춘 전문인력 양성 KAIST-SADI서 ‘희망’을 찾았다

입력 | 2014-06-04 03:00:00

[新 디자인 경영]<4>활로 찾는 ‘K-디자인 스쿨’




유명 다큐멘터리 채널인 디스커버리는 4월 KAIST 산업디자인학과에서 개발한 ‘트랜스월’을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신기술로 소개했다(위 사진). SADI는 ‘기초과정-전공과정-프로젝트 인턴십’으로 이어지는 3년간의 실무 중심 교육과정을 통해 글로벌 기업에서 인정받는 디자인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KAIST·SADI 제공

이공계 명문 대학인 KAIST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디자인스쿨이기도 하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KAIST에도 디자인 전공이 있느냐’는 반응을 보이지만 이 대학 산업디자인학과는 2009년부터 미국 경제 전문잡지 ‘비즈니스위크’가 선정한 세계 30대 최고 디자인스쿨에 매년 선정되고 있다. 한국 디자인 교육기관 중 비즈니스위크 선정 ‘톱 30위’ 디자인스쿨에 든 곳은 KAIST가 유일하다.

‘정식 학교’는 아니지만 삼성디자인학교(Samsung Art & Design Institute·SADI)도 삼성그룹이 운영한다는 이유만으로도 주목받고 있는 디자인 전문교육기관이다. 1995년 설립된 SADI가 배출한 졸업생들은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로 인정받는 ‘레드닷’, ‘IF’, ‘IDEA’에서 지난해까지 총 103개의 상을 받았다.

○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K-디자인스쿨


최근 10여 년간 한국 기업들의 디자인 역량이 크게 개선되면서 한국 디자인 교육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업과 디자인 전문가들 사이에선 국내 디자인스쿨 중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KAIST 산업디자인학과와 SADI를 뽑는 이들이 많다.

KAIST의 경우 처음부터 디자인은 물론이고 제품 개발 역량을 가진 인력 양성에 초점을 맞췄다. 교육과정에서 디자인 못지않게 인문학, 공학, 창업 관련 교육도 중요하게 다룬다. 또 올해 1학기의 경우 19개 전공과목 중 16개가 영어 강의일 정도로 국제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AIST 산업디자인학과는 지난해 ‘트랜스월’이란 새로운 제품을 개발했다. 투명한 디스플레이를 사이에 놓고 두 사람이 동시에 게임, 작업,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제품이다. 4월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채널인 디스커버리에서 흥미로운 신기술로 소개하기도 했다.

SADI는 삼성에서 운영하는 학교답게 기업에서 당장 통할 수 있는 디자인 인력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 선발 과정에서는 철저히 ‘융합’을 지향한다. 전공과 상관없이 디자인에 대한 관심과 자질만 본다는 얘기다.

SADI의 성과는 해외에서 활약하는 졸업생을 통해 알 수 있다. ‘스파이더맨 3’, ‘닌자어새신’의 타이틀을 제작한 이희복 디렉터, 미국 어도비의 염경섭 사용자경험(UX) 디자이너, 박동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UX 디자이너 등이 SADI 출신이다.

○ 디자인 전문기업 창업과 성장은 아직 미미


인력 수준은 크게 향상됐지만 디자인을 활용한 창업 움직임이 약하다는 점은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삼성, 현대자동차, LG그룹 등 일부 대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보다는 디자인 산업 생태계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디자인 전문기업 창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과정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규모와 역량을 갖춘 디자인 전문기업도 탄생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디자인 전문기업 창업 활성화가 현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경제’와 ‘서비스 산업’ 활성화와도 연관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종석 산업통상자원부 디자인생활산업과장은 “디자인 전문기업 창업 활성화 속에서 해외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대형 디자인 전문기업이 나온다면 산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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