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디자인 경영]<4>활로 찾는 ‘K-디자인 스쿨’
유명 다큐멘터리 채널인 디스커버리는 4월 KAIST 산업디자인학과에서 개발한 ‘트랜스월’을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신기술로 소개했다(위 사진). SADI는 ‘기초과정-전공과정-프로젝트 인턴십’으로 이어지는 3년간의 실무 중심 교육과정을 통해 글로벌 기업에서 인정받는 디자인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KAIST·SADI 제공
적지 않은 사람들이 ‘KAIST에도 디자인 전공이 있느냐’는 반응을 보이지만 이 대학 산업디자인학과는 2009년부터 미국 경제 전문잡지 ‘비즈니스위크’가 선정한 세계 30대 최고 디자인스쿨에 매년 선정되고 있다. 한국 디자인 교육기관 중 비즈니스위크 선정 ‘톱 30위’ 디자인스쿨에 든 곳은 KAIST가 유일하다.
‘정식 학교’는 아니지만 삼성디자인학교(Samsung Art & Design Institute·SADI)도 삼성그룹이 운영한다는 이유만으로도 주목받고 있는 디자인 전문교육기관이다. 1995년 설립된 SADI가 배출한 졸업생들은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로 인정받는 ‘레드닷’, ‘IF’, ‘IDEA’에서 지난해까지 총 103개의 상을 받았다.
○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K-디자인스쿨
KAIST의 경우 처음부터 디자인은 물론이고 제품 개발 역량을 가진 인력 양성에 초점을 맞췄다. 교육과정에서 디자인 못지않게 인문학, 공학, 창업 관련 교육도 중요하게 다룬다. 또 올해 1학기의 경우 19개 전공과목 중 16개가 영어 강의일 정도로 국제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AIST 산업디자인학과는 지난해 ‘트랜스월’이란 새로운 제품을 개발했다. 투명한 디스플레이를 사이에 놓고 두 사람이 동시에 게임, 작업,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제품이다. 4월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채널인 디스커버리에서 흥미로운 신기술로 소개하기도 했다.
SADI는 삼성에서 운영하는 학교답게 기업에서 당장 통할 수 있는 디자인 인력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 선발 과정에서는 철저히 ‘융합’을 지향한다. 전공과 상관없이 디자인에 대한 관심과 자질만 본다는 얘기다.
SADI의 성과는 해외에서 활약하는 졸업생을 통해 알 수 있다. ‘스파이더맨 3’, ‘닌자어새신’의 타이틀을 제작한 이희복 디렉터, 미국 어도비의 염경섭 사용자경험(UX) 디자이너, 박동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UX 디자이너 등이 SADI 출신이다.
○ 디자인 전문기업 창업과 성장은 아직 미미
디자인 전문기업 창업 활성화가 현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경제’와 ‘서비스 산업’ 활성화와도 연관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종석 산업통상자원부 디자인생활산업과장은 “디자인 전문기업 창업 활성화 속에서 해외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대형 디자인 전문기업이 나온다면 산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