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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 “잃어버린 3년 되찾자”… 朴 “안전한 서울 맡겨달라”

입력 | 2014-06-04 03:00:00

[4일 선택의 날]
서울시장 대결 마지막 유세 24시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새누리당 정몽준,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는 마지막 유세일인 3일 새벽부터 빗속에서 총력 유세를 펼쳤다. 강북지역에 집중한 정 후보는 ‘농약급식’ 문제를 부각시키며 막판 뒤집기를 노렸고, ‘시민의 하루’라는 콘셉트로 강남과 강북을 넘나든 박 후보는 대세 굳히기에 나선 모양새였다.

○ 정몽준 “도와주세요” 읍소

이날 오전 3시 반 동대문 청평화시장에서 첫 유세를 시작한 정 후보는 이날 20개에 가까운 일정을 소화했다. 선거운동 마지막 날 한 명의 유권자라도 더 만나겠다는 절박함이 묻어났다. 유권자를 만날 때마다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도와주세요”라며 고개를 숙였다.

정 후보는 상대적으로 지지세가 취약한 것으로 알려진 마포, 서대문, 성북, 강북, 도봉 등 강북지역을 집중 공략했다. 동작구 상도지구대 등을 찾은 데 이어 노량진 수산시장과 서대문구 유진상가 등을 방문해 상인들과 직접 만났다.

오전 8시에는 세월호 침몰 희생자 49재를 맞아 서울시청 앞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아 분향한 뒤 곧바로 지하철 1·2호선 시청역에서 출근길 인사도 했다.

박 후보에 대한 공격은 어느 때보다 더 날이 서 있었다. 정 후보는 오후 2시 지하철 4호선 미아사거리역 인근 유세에서 “박 후보가 감사원 감사보고서에 농약급식이 없다고 거짓말을 한다”면서 “박 후보는 감사원이 인정한 거짓말쟁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 후보는 다른 현장 유세에서도 “박 후보의 3년은 잃어버린 3년”이라며 “6월 4일은 박 후보에게 곱빼기로 본때를 보여주는 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후 10시경에는 청계광장에서 새누리당 주요 당직자들이 집결한 대규모 유세를 펼쳤다. 그는 “박 후보가 쓴 책을 보면 우리 역사는 ‘원한의 박물관’이라고 했다. 우리 역사에 침을 뱉었다”고 비판했다.

○ 박원순, ‘시민 공감’ 강조

새정치연합 박 후보도 이날 새벽 소방서와 지하철 차량기지를 방문하면서 일정을 시작했다. 새벽에 출근하는 시민과 영어수업을 듣는 젊은이부터 점심 때 커피를 마시는 50대까지 다양한 세대와 강남 강북을 아우르는 일정을 짰다. 서울에서 사는 평균적인 ‘시민의 하루’를 따라가 본 것.

박 후보는 오전 3시 40분경 광진소방서를 방문해 초고층 화재 진압을 위한 사다리차 등 각종 시설과 직원 근무 환경을 점검했다. 그는 강동역에서 첫 지하철을 타고 출근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서울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시장의 가장 큰 직무”라고 했다. 잠실 유세 때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49재를 맞아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 16명의 귀환을 바라며 16분간 침묵 유세도 벌였다.

오후 늦게는 홍익대 앞과 명동에서 젊은이들과 인증샷을 찍으며 지지층의 투표를 독려했다. 오후 9시 반 광화문 인근에서 거리 유세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장애인단체 집회가 벌어지는 바람에 종각역으로 장소를 옮겼다. 박 후보는 선거운동을 끝내는 소감으로 “정책으로 겨뤄 보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해 아쉬움이 많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이날도 안철수 공동대표의 지원을 받지 않았다. 박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이란 점을 최대한 감추고 있는 전략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박 후보가 차기 대선에서 안 대표와 경쟁하기 위해 빚을 지지 않는 것이란 해석도 있다.

○ 동아일보사 앞 채널A 거리 인터뷰

두 후보는 이날 밤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동아일보사 앞에서 채널A와 거리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인터뷰에서 “(정 후보 측) 네거티브 공세에 대응하지 않고 정말 검소하게 네거티브 없는 선거운동을 계속했다”고 했고, 정 후보는 “박 후보가 (농약급식에 대해) 인정을 안 하고 사과를 안 한 것이 힘들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황승택 기자 hstn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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