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업무상 배임 혐의… 장남 대균씨 도피도운 前운전기사도 검거 兪 前회장 체코 망명도 타진… 매제가 오갑렬 前대사 관여 의혹도 대균씨 ‘그림자 수행’ 측근 행방 추적
검경이 4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처남인 권오균 트라이곤코리아 대표(64)와 장남 대균 씨(44)의 측근을 체포하며 추적의 끈을 조이고 있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은 권 대표를 이날 오후 7시 반경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검찰의 요청에 따라 추적 잠복한 끝에 서울 강남구 도곡동 자택 앞에서 권 대표를 검거했다. 권 대표는 유 전 회장과 함께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를 세운 권신찬 목사(1996년 별세)의 차남이자 유 전 회장의 부인 권윤자 씨(71)의 동생이다.
검찰은 권 대표가 유 전 회장의 차남 혁기 씨(42)에 이어 주택건설 분양 업체 트라이곤코리아의 경영을 맡은 뒤 회사 명의로 구원파로부터 빌린 280억 원 중 40억 원가량이 대균 씨 측에 흘러 들어간 정황을 잡고 수사를 벌여왔다. 권 대표는 유 전 회장 일가 관계 금융기관으로 지목된 한평신협의 부이사장도 겸하고 있다.
이날 구원파 신도들 사이에서 “검찰이 유 전 회장의 운전기사 양회정 씨(56·지명수배)와 일명 ‘김 엄마’(58·여) 등을 검거하기 위해 5, 6일경 경기 안성시 금수원에 강제 진입할 수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금수원 주변은 긴장감이 돌았다. 구원파 신도들은 4일 금수원 내부로 속속 집결한 뒤 주변을 순찰하며 경찰의 움직임을 점검했다. 경찰은 300여 명의 경찰력을 투입해 이 일대 검문검색을 이어갔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유 전 회장이 금수원에 있다는 확실한 첩보 없이 신도들과 충돌을 빚을 이유가 없다”며 강제 진입 가능성을 부인했다.
한편 유 전 회장은 최근 프랑스와 필리핀뿐 아니라 매제인 오갑렬 씨(60)가 대사를 지냈던 체코에도 정치적 망명 가능성을 타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유 전 회장의 망명 가능성을 타진하는 데에 오 전 대사가 간여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이태종 구원파 대변인은 “오 전 대사는 유 전 회장의 망명 가능성을 타진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인천=조건희 becom@donga.com
안성=변종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