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잡히면 새 대포폰으로 갈아타는듯… 오갑렬 前대사 여동생 식당도 압수수색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구원파 신도들 자녀 등 명의의 대포폰(차명 휴대전화)을 사용하며 검경의 추적을 피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은 지난달 초 유 전 회장을 도피시킨 전남 순천지역 구원파 책임자 추모 씨(60·구속)가 같은 지역 신도 김모 씨(72)에게 휴대전화를 개설해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4일 밝혔다. 그 당시 추 씨가 건네받은 휴대전화는 인천에 사는 김 씨의 아들(40) 명의로 돼 있었다.
그러나 김 씨는 “추 씨가 사업상 휴대전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유 전 회장 도피용으로 이용될 줄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의 아들은 구원파는 아니지만 아버지의 부탁을 받고 별생각 없이 자신의 명의로 된 휴대전화를 개설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검경은 유 전 회장과 측근들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대포폰 통화 기록을 분석하면서 추가 단서를 찾고 있다. 그러나 김 씨 아들 명의의 휴대전화 등은 유 전 회장이 순천에 은신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지난달 25일 이후 사용한 흔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경은 유 전 회장이 아직도 구원파 신도들이 제공한 새 대포폰을 사용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순천=이형주 peneye09@donga.com·황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