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국민의선택] 막판 서울교육감 희비 가른 ‘고승덕 딸 변수’
6·4지방선거 막판 가장 화제를 모은 것은 단연 고승덕 서울시교육감 후보였다.
당초 서울시교육감 선거는 보수 진영의 문용린 현 서울시교육감이 우세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비교육계 인사인 고 후보가 뛰어들면서 고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부분 1위를 차지했다. 조사마다 지지율의 차이는 있지만 2위는 문 후보, 3위는 진보 진영의 조희연 후보였다. 지난달 17∼19일 실시된 지상파 3사 공동조사에서 고 후보는 30.1%로 문 후보(19.1%)를 크게 앞섰다. 지난달 23, 24일 조사한 YTN 여론조사에서도 고 후보는 24.8%로 2위인 문 후보(12.1%)보다 두 배 이상의 지지율을 보였다. 지난달 26, 27일 실시된 본보 여론조사에서도 고 후보는 31.2%로 1위를 기록했다.
판세가 뒤바뀐 것은 선거 막바지인 지난달 31일 고 후보의 딸 희경(미국명 캔디 고·27) 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 후보가 교육감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면서부터. 이 폭로 글은 메가톤급 후폭풍을 불러왔다. 고 후보는 자식을 버린 비정한 아버지로 낙인찍혔고, 인터넷 게시판 등에는 “이런 사람이 교육감이 돼선 안 된다”는 글이 무수히 올랐다. 고 후보의 대응도 여론을 반전시키지는 못했다. 고 후보는 투표 전날인 3일 서울 강남에서 대대적인 유세전을 펼치며 반전을 노렸다. 유세 도중 “딸아, 미안하다”며 동정심을 유발했지만 판세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문 후보의 공작정치를 주장한 것은 오히려 역효과까지 불렀다는 지적이 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