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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 봉투 뜯느라 개표지연… 자정 넘어서도 경합 많아

입력 | 2014-06-05 03:00:00

[6·4 국민의선택]
전국 잠정 투표율 56.8%… 지방선거 역대 두번째로 높아
사전투표에도 60%는 못넘겨… 일부 지역선 票 분류기 고장도




6·4지방선거 잠정 투표율이 56.8%로 나와 지방선거 투표율로는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국 단위 선거 사상 처음으로 이틀간의 사전투표제가 도입돼 60%를 넘는 것 아니냐는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2010년 투표율은 54.5%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4일 이번 선거 투표율이 1995년 1회 지방선거(68.4%) 이후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이후 투표율은 1998년 52.7%, 2002년 48.9%로 큰 폭으로 떨어진 뒤 2006년(51.6%)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이번 선거에서 큰 폭의 투표율 상승이 이뤄지지 못한 것은 세월호 참사 이후 정치권에 대한 분노와 실망이 정치 전반에 걸친 투표 무관심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세월호 참사로 인해 조용한 선거였다”면서 “그나마 사전투표 효과로 지난 선거보다 5% 정도의 투표율 상승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자체 분석했다. 일각에선 사전투표 자체가 유권자의 선거 참여를 대폭 늘렸다기보다는 투표를 분산시키는 효과에 그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어차피 투표할 유권자들이 날짜를 앞당긴 것일 뿐이라는 얘기다.

세월호 참사 수습 과정에서 정부의 부실한 초동대처에 분노한 2030세대의 투표 참여가 투표율 상승의 원인으로 볼 수도 있다. 이른바 ‘앵그리 맘’으로 불리는 40대 여성층의 투표소 행렬도 길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이틀간 실시된 사전투표 결과를 연령대별로 보면 20대 이하가 16.0%로 가장 높았고, 60대 12.2%, 50대 11.5% 등이 뒤를 이었다. 물론 20대의 경우 복무 중인 군인과 경찰 등에 바탕을 두고 있어 착시 현상일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야권 성향인 2030세대의 투표율이 높았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반면 50대 이상의 투표율은 지방선거의 경우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50대는 2006년 68.2%의 투표율을 보였지만 2010년에는 64.1%로 떨어졌고, 60대 이상에서도 70.9%에서 69.3%로 낮아졌다.

한편 이날 개표가 늦어져 혼선을 빚었다. 선관위는 이날 오후 11시경 당선자들의 윤곽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지만 다음 날 새벽까지 개표가 이어진 것. 일부 지역에선 투표용지 분류기가 고장 나면서 지연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박빙 경합 지역이 많아 새벽에야 당선자가 확정되는 지역이 많았다는 설명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11.5%에 달한 사전투표의 봉투들도 개봉해야 했기 때문에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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