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국민의선택]
‘노무현의 적자(嫡子)’를 자임한 새정치민주연합 안희정 후보가 충남지사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경선을 벌이고 있던 새누리당 후보들을 일찍부터 멀찌감치 따돌린 채 선거운동을 해왔다. 일부에서는 “안 당선자가 재선 이후의 각종 프로젝트도 미리 준비할 만큼 자신감을 보였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후보는 안 당선자의 도정 성과 부재를 공략해 막판에는 여론조사 오차범위 이내까지 거리를 좁혔지만 끝내 뒤집기에는 실패했다.
안 당선자의 재선 성공은 정치적으로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 전통적으로 보수 정당의 텃밭이었던 충남에 야당의 아성을 구축했다. 충남은 그동안 야당이라 하더라도 자민련과 국민중심당 같은 보수 성향의 정당 출신(심대평)이나 여당 소속(이완구) 인사들이 민선 지사를 독점했었다. 안 당선자의 재선 성공은 이 지역에서도 대권 주자를 내보겠다는 표심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안 당선자 스스로도 최근 들어 ‘대망론’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지방정부 운영을 통해 저 나름의 확신이 든다면 그 다음 날이라도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되겠다는 선언을 하겠다”고 말했다.
안 당선자뿐 아니라 충청권에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들의 약진은 두드러졌다. 세종시에서 이춘희 당선자가 예상외의 승리를 거뒀고 팽팽하리라던 대전에서도 권선택 후보가 5일 오전 2시 현재 50.07% 득표율로 새누리당 박성효 후보(46.72%)를 여유 있게 앞섰다(개표율 53.97%). 충북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이시종 후보(48.79%)와 새누리당 윤진식 후보(48.54%)가 초접전을 벌였다(개표율 39.54%).
대전=이기진 doyoce@donga.com
홍성=지명훈·청주=장기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