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진출 야망 노골화… 주변국과 갈등 키우는 中 美日, 中과 첨예한 대립속 지나친 中 편드는듯한 행보… 향후 한국외교에 역풍될 수도 日과 냉랭한 관계 조속 회복… 동북아 외교 균형 잡아야
와카미야 요시부미 일본국제교류센터 시니어펠로 전 아사히신문 주필
아사히신문에 있던 시절 10년 동안 앞의 행사에 참석했던 필자이지만 지난해 은퇴한 후로는 후자의 행사에 두 번 참가하게 됐다. 그 덕분에 12년 연속 ‘한중일’ 논의에 참가한 셈이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보면 3국 관계의 큰 변화를 실감할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많은 문제에서 한일이 중국을 끌어가자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중일과 한일 간에 긴장이 높아지는 한편 중국과 한국의 접근이 있을 때마다 화제가 된다.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 방중으로 그런 현상은 두드러졌다.
일본에서 보면 나 같은 사람은 아베 총리가 목표로 하는 것이 확실히 걱정이지만 군사력을 점점 늘리고 적극적인 해양 진출의 야망을 숨기지 않는 중국은 더 큰 불안의 씨앗이다. 거기에 한국이 가담하는 모양새가 괜찮을지 걱정이다.
한국에서 보면 막대해진 경제관계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감안할 때 중국을 소중히 여길 수밖에 없다. 또한 아베 총리의 언동이 떠밀고 있는 측면도 있지만 그렇다 치더라도 미국과의 동맹도 생각하면 ‘일본보다 중국에 너무 치우치는 것은 과연 괜찮을까’ 하는 고민이 있다.
이런 때에 화제가 되는 것이 곧 있을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방한이다. 그렇게 되면 일본은 또 썰렁한 분위기가 되겠지만 그 이상으로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북한임에 틀림없다. 북-중은 동맹 관계이면서도 김정은 체제가 된 후 정상의 왕래가 전혀 없다. 박 대통령의 방중만으로도 북한은 불쾌했을 텐데 시 주석이 방한하면 한층 더 신경을 곤두세울 것이다.
그런데, 한중일 심포지엄을 마치고 베이징에서 도쿄로 돌아가자 곧 발표된 게 북-일 양국 합의였다. 북한이 일본인 납치 피해자들의 재조사를 약속하고 일본은 그 실시 시기에 맞춰 대북 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이다.
그렇게 보면 한중 접근은 일본에 나쁜 것만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중국도 한국 카드를 사용하면서 북한을 자극하고 개혁의 방향으로 흔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게임까지는 아직 좋다고 할지라도 최근 중국에서는 역시 위험의 경계선을 넘어선 행동이 눈에 띈다. 남중국해에서는 필리핀과 베트남 앞바다에서 강압적인 행동에 나서 베트남 함선을 침몰시켰다. 센카쿠(尖閣) 열도를 둘러싸고 분쟁 중인 동중국해에서는 중국 전투기가 일본의 자위대 항공기에 근접 비행을 했다.
이를 둘러싸고 미일과 중국이 비난을 주고받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중국을 편드는 것처럼 비친다면 향후 한국 외교는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요점은 균형을 잡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조언처럼 일본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열쇠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이므로 이를 서로의 노력으로 타개하기 위해 아베 총리를 심각하게 설득하는 수밖에 없다. 이것을 해결하지 않으면 앞으로의 진로가 열리지 않는 점은 일본도 마찬가지이므로 서로가 양보할 기회다.
와카미야 요시부미 일본국제교류센터 시니어펠로 전 아사히신문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