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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서울교육감 당선자 “자사고 대부분 일반고 전환… 제2 고교평준화 시대 열것”

입력 | 2014-06-06 03:00:00

[6·4 선거 이후/진보교육감 압승 후폭풍]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당선자는 5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유아교육 공교육화, 무상급식 확대 등 교육복지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서울 교육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당선자(58)는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선거사무소에서 본보와 당선 인터뷰를 갖고 “자율형사립고는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인 교육정책 실패 사례”라며 “엄격한 심사를 거쳐 대부분 일반고로 전환시키고, 제2의 고교 평준화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그 대신 일반고에는 예산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서울지역 혁신학교는 200개 수준으로 늘려 학교마다 1억∼1억5000만 원씩 예산을 투입할 방침이다. 두 아들이 졸업해 논란이 됐던 외국어고에 대해선 “외고는 외국어 인재 양성이라는 설립 취지에 맞게 운영만 된다면 문제 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외고는 두고 자사고만 폐지 방침을 밝힌 이유는….

“외고와 자사고 모두 귀족, 특권 교육이란 공통점은 있다. 하지만 외고는 외국어 인재 양성이라는 본래 취지가 있는 반면에 자사고는 현 정부조차 폐지하려고 했을 만큼 존립에 문제가 있는 학교다. 자사고는 외국 사립 명문학교를 표방해 만든 학교지만 우리 여건에 맞지 않는다고 본다. 우리 국민들은 교육에서만큼은 평등 의식이 강해 돈으로 진입장벽이 생기는 걸 원하지 않는다.”

―자사고 폐지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은….

“자사고도 여러 유형으로 나눠 봐야 한다. 일단 비리가 있거나 부실한 학교, 정원이 미달인 학교, 평가 결과가 낙제점인 학교들을 우선적으로 일반고로 전환시키겠다. 다만 운영이 잘된 자사고는 ‘사립형 혁신학교’로 지정해 그 운영 방식은 유지하되 교육청이 예산을 지원해주는 형태로 전환할 방침이다.”

―자사고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는 걱정이 많다.

“일단 평가부터 꼼꼼하게 하고 결과를 9월에 발표하겠다. 또 지정 취소에는 교육부와의 협의도 필요하다. 확실한 건 정책이 바뀌어도 지금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에겐 적용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조 당선자는 “평등 교육”이란 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과거 박정희 대통령이 추진했던 고교 평준화 정책을 “매우 잘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진보 성향인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 역시 올해 펴낸 저서에서 ‘박정희 정부의 고교 평준화는 과감한 결단’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조 당선자는 김상곤 전 교육감의 각종 고교 정책을 확대, 계승하겠다는 입장이다.

―혁신학교 지원 규모를 늘릴 계획인가.

“현재 학교당 6000만∼7000만 원 수준으로 줄어든 혁신학교 예산을 다시 1억∼1억5000만 원 수준으로 올리겠다. 다인종, 다문화까지 수용할 수 있는 혁신미래학교로 발전시킬 계획이다.”(문용린 현 교육감은 혁신학교에 대해 “일반고의 탈을 쓴 특권학교”라며 “혁신학교 지원 예산 때문에 학교 안전시설을 지어줄 예산도 부족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혁신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학력 저하도 문제로 꼽았다. 문 교육감은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혁신학교 전면 폐지를 공약했다.)

―예산 확보 방법은….

“교육청 인건비 등 고정비를 빼고 남은 예산으로도 충분하다. 다행히 박원순 서울시장과 학교 교육에 대한 공감대가 크다. 교육청의 노하우와 시청의 예산을 결합하면 문제 해결이 가능한 부분이 많다.”

―시국선언 교사 문제와 관련해 교육부와 법적 다툼까지 갈 생각인가.

“그렇다. 이는 표현의 자유와 실정법 사이에 긴장이 생긴 경우다.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정부도 느꼈다고 본다. 그럼에도 정부가 징계 방침을 강행한다면 큰 틀에선 표현의 자유에 우위를 두겠다.”(교육부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운동에 나선 교사 선언 행위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 등을 위반했다고 보고 징계할 방침이다.)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견해는….

“학생인권조례를 존중하지만 교권과 대립시키고 싶진 않다. ‘인권 친화적 교권’을 추구하겠다. 처음 학생인권조례가 등장했을 당시엔 학생 인권이 지나치게 무시됐을 때였지만 시간이 흘렀고 분위기도 크게 변했다. 교사가 학생을 통솔할 수 있는 가능한 방법들도 다양하게 고민하겠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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