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선거 이후/진보교육감 압승 후폭풍] 경선룰 모호해 10곳 중 7곳 ‘불복’ 단일화 늦게 시동, 반등기회 놓쳐… 파벌 많아 보수끼리 서로 공격도
4년 전 교육감 선거 직후 보수 성향 교육·시민단체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보수 후보 난립이 진보 측에 반사이익을 줄 거란 예상은 했지만 보수 성향 6곳에서 승리를 내줄 것이라고까지는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진보 단일화의 효과는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예상조차 무색하게 할 만큼 거셌다.
4년을 기다린 보수 진영은 이번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대한민국올바른교육감추대전국회의라는 기구를 만들어 단일화에 나섰지만 후보 경선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결국 17개 시도 가운데 10곳만 단일후보를 추대하는 데 그쳤다. 그마저도 이후 후보들이 독자 출마를 선언하면서 실제 보수 단일후보가 나선 지역은 3곳에 불과했다.
보수가 이번에도 단일화에 실패한 것은 단일화 기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탓이 크다. 진보 진영은 단일화 기구가 여론조사와 시민참여 투표 결과 등을 종합해 후보를 결정했지만, 보수 단일화 기구는 그 방식에 일정한 기준이 없었다. 절차도 투명하지 못해 서울 경기 충북 부산 등에선 경선에 참여한 후보들이 반발해 이탈하는 사태가 이어졌다.
보수 진영 특유의 파벌 탓에 단일화가 힘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한 교육 단체 관계자는 “교육감 선거가 직선제로 바뀌기 전까지 오랫동안 보수 진영이 기득권을 누리다 보니 그 진영에 파벌의 수도 늘었다”며 “이번 선거 과정에서 진보는 똘똘 뭉쳐 보수를 공격했는데 보수는 오히려 자신들끼리 공격하는 모습이 더 자주 연출된 것도 그 때문이었다”고 지적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