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선거 이후] 관피아 논란속 관료출신 후보 희비
세월호 참사로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치러진 6·4지방선거에서 부처별 관료 출신 후보들의 당락의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현재의 기획재정부를 비롯해 옛 경제기획원, 재무부, 재정경제원, 재정경제부, 기획예산처 등 기재부의 전신을 거친 ‘모피아’ 후보들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거 고배를 마셨다.
우선 관세청장과 재경부 차관, 산업자원부 장관 등을 지낸 정통 재무관료 출신 윤진식 새누리당 충북도지사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득표율 47.7%로 새정치민주연합 이시종 후보에게 2.1%포인트 차로 패했다. 충북 지역에서는 선거 기간 중 윤 후보를 둘러싼 관피아 논란이 당락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정치연합 충북도당은 선거전이 한창이던 지난달 27일 “윤 후보가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을 맡으며 20억 원의 연봉을 받았다”며 “적폐 대상인 관피아의 행태”라고 비판했다. 윤 후보의 퇴직 후 고액연봉 논란은 두 후보의 TV 토론 맞대결 등에서 재연되며 선거전의 주요 변수가 됐다.
기재부와 인연이 있는 광역·기초단체장 후보들이 대거 낙선한 반면 국토교통부 또는 옛 건교부, 국토부 출신인 ‘국피아’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국토부 출신 전직 공무원은 6명이 최종 본선에 출마해 그중 5명이 당선됐다.
새정치연합 소속으로 세종시장 선거에 출마한 이춘희 당선자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초대 청장과 건교부 차관을 지낸 인물. 2012년 초대 세종시장 선거에 도전했다가 ‘토박이’ 유한식 시장에게 무릎을 꿇었지만 이번에는 설욕에 성공했다. 경기 파주시장에 이재홍 후보(전 대통령국토해양비서관·새누리당)가 이인재 현 시장과 대결을 벌여 당선됐다. 의왕시장에는 김성제 현 시장(전 국토부 서기관·새정치연합)이 재선에 성공했다. 또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을 지낸 송도근 후보는 경남 사천시장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고,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사무국장을 지낸 유두석 후보 역시 무소속으로 전남 장성군수에 당선됐다.
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