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이후] “지원 요청할땐 언제고… 승기 잡자 黨 거리둬”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가 선거에서는 압승했지만 당 지도부의 시선은 곱지 않아 보인다. 선거 과정에서 양측의 불편한 관계가 쌓였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이번 선거운동 과정에서 새정치연합의 상징 색인 파란색을 거의 쓰지 않았다. 당과 거리를 두는 전략을 편 것이다. ‘시민 후보’로서의 이미지를 앞세워 지지층의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의도였다. 차기 대선에서 안철수 대표와 경쟁하기 위해 빚을 지지 않으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당내에선 박 시장의 이런 행보에 불만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핵심 당직자는 6일 “박 시장의 전략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의 선거 전략에 사사건건 엇박자 행보를 보여 선거를 치르는 내내 골머리를 앓았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농약 급식’ 논란 때도 마찬가지였다. “농약 급식 관련 기자회견은 논란을 확산시킬 수 있으니 자제하라”는 당 지도부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박 시장은 “네거티브 공격에 대응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강행했다.
3월 말만 해도 박 시장 측은 중앙당에 공문을 보내 △안철수 참석 행사 참여 △문재인과의 산행 △새정치연합 보좌관 등 20여 명 파견 등 전폭적인 지원을 요구했다. 당시는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와 박빙의 승부가 예상됐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박 시장의 지지율이 급상승하자 태도가 바뀌었다고 당 지도부는 판단한 것이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박 시장이 대권 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와 함께 당내에서는 “박 시장이 당내의 냉정한 시선과 싸우게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배혜림 기자 be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