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스포츠동아DB
■ 홍명보호 에이스 마지막 리허설
4년전 아르헨전 실수 딛고 나이지리아전서 프리킥골
컨디션 끌어올린 박주영, 가나 평가전 킬러 부활 주목
김학범 해설위원 “박주영 임무는 경기서 골 넣는 것”
‘홍명보호’에서 유일하게 3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 최전방 공격수 박주영(29·왓포드)의 등번호는 ‘10’번이다. 각국 대표팀 에이스의 배번이다. 10이라는 숫자에서 상징적으로 나타나듯, 그는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한국의 1차 목표인 16강 진출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안고 있다. 박주영은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최종엔트리 선발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었고, 4년 전에도 남다른 사연을 갖고 있어 그의 발끝에 어느 때보다 큰 관심이 모아진다.
● ‘천당과 지옥’을 오간 2010남아공월드컵
박주영은 주전 공격수로 활약한 4년 전 남아공월드컵에서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조별리그 1차전 그리스전에서 2-0으로 승리한 한국이 2차전 상대인 아르헨티나를 만난 6월 17일(한국시간). 월드컵 생애 첫 골을 노리던 박주영은 자신의 축구인생에서 씻지 못할 상처를 남겼다. 경기 초반 아르헨티나 메시가 차 올린 프리킥은 수비에 가담한 박주영의 오른쪽 정강이를 맞고 굴절돼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허무한 자책골. 한국은 경기 초반 내준 의외의 실점에 결국 1-4로 대패해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몰렸다.
● ‘최종 리허설’ 가나전에서 어떤 모습 보일까?
홍명보호에 처음 승선한 3월 그리스와의 평가전. 박주영은 ‘원샷원킬’이라는 별명 그대로 선제 결승골을 작렬하며 주변의 우려를 털어냈다. 그리스전 결승골은 긴 실전공백에도 불구하고 홍명보 감독이 그를 최종엔트리에 포함시키는 근거가 됐다. 그러나 5월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와의 평가전에서 박주영의 활약은 기대 이하였다. 움직임은 둔했고, 상대 문전을 위협하는 모습도 보여주지 못했다. 김학범(전 성남일화 감독)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이 “박주영은 자신의 임무가 골을 넣는 것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평가했을 정도로 그라운드에서 중심을 잡지 못했다. 10일 미국 마이애미에서 펼쳐지는 가나와의 평가전은 브라질월드컵을 앞둔 최종 리허설이다. 박주영이 가나전을 통해 튀니지전의 부진을 만회하고 브라질에서 비상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