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비엔날레 첫 황금사자상]
한국관을 총괄하는 조민석 커미셔너(48·사진)는 수상 소감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번 전시가 남북의 건축이 얼마나 흥미로운지 보여주는 작지만 긍정적인 모범사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관이 1등상을 차지한 비결에 대해선 “외국인들이 모더니즘 전파의 사각지대인 남북한에서 진행된 건축 작업을 보고 모더니즘의 마지막 퍼즐조각이 맞춰지는 듯한 기분을 느낀 듯하다”고 해석했다.
한국관 전시 제목 ‘한반도 오감도(Crow’s Eye View: The Korean Peninsula)’는 건축가 출신 시인 이상의 시 제목 ‘오감도’에서 따 왔다. 이 제목엔 북한의 불참으로 한반도 근대 건축사를 온전하게 ‘조감’하지 못했다는 뜻이 담겨 있다.
그는 “언젠가 남북한이 국기 두 개를 무난하게 걸어놓고 어떤 극적인 요소도 없이 그냥 좋은 건축전시를 열 수 있는 날을 기대한다. 그땐 전시 제목도 단순하게 ‘조감도’라고 붙일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건축가들에게 보내는 공개 편지에서는 “남북이 공동으로 온돌 문화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도록 노력하자”는 제안도 했다.
이번 한국관 우승을 계기로 조 커미셔너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됐다. 연세대 건축공학과와 미국 컬럼비아대 건축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네덜란드 설계사무소 OMA에서 일한 뒤 2003년 귀국해 설계사무소 매스스터디스를 꾸려 활동해왔다.
서울 강남의 주상복합 빌딩 부티크모나코(2008년), 다음 제주 본사 사옥(2011년), 건축 부문 은상을 수상한 2010 상하이엑스포 한국관으로 국내 건축계에선 미래의 프리츠커상 수상 후보로 꼽힐 정도로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올해 동아일보의 ‘한국을 빛낼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