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10년] 나선은 물류-해주는 인프라 강점… 입주희망 기업 2000여곳 넘어
2월 4일 중소기업중앙회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제2 개성공단을 화두로 꺼냈다. 김 회장은 “몇 년 전만 해도 개성공단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 수가 2000여 개였다”며 “지금 다시 수요 조사를 하면 더 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제2 개성공단 후보지로 꼽는 곳은 4∼7개 지역이다. 이날 중기중앙회 측은 북한의 정치 상황을 고려해 러시아 및 중국과 국경이 맞닿은 나진과 선봉지역(이하 나선 지역)을 최적의 장소로 꼽았다. 이 지역은 두만강 유역의 ‘황금 삼각지대(Golden Triangle)’로 최근 동북아시아의 차세대 물류 중심지로 떠올랐다. 특히 러시아 시베리아 철도와의 거리가 불과 55km이고, 동해로 나가는 출구가 없는 중국에도 놓칠 수 없는 전략적 요충지다. 다만 전기와 물류, 수도 등의 기반시설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가 이뤄진 적이 없는 게 단점으로 거론된다.
최근에는 북측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남측 지역에 제2 개성공단을 짓자는 논의도 활발하다. 특히 강화도 인근인 경기만 일대, 정확하게는 석모도 북쪽과 교동도 사이의 갯벌 지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수심이 5m 내외인 이곳을 간척해 공단으로 조성하고 인근 섬 지역에 북측 근로자가 거주할 수 있는 기숙사를 짓자는 구상이다.
이 밖에도 개성고도과학기술구, 와우도수출가공구와 같은 경제특구가 제2 개성공단 후보로 거론되지만 현실성은 높지 않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개성공단에 더 많은 근로자가 일할 수 있게 기숙사를 건립하는 게 더 급하지만 제2, 제3 개성공단의 입지에 대한 논의도 해볼 만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