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소비 줄고 기업은 마케팅 위축… 내수 부진한데 원高로 수출도 비상 “정부, 규제완화 등 경제혁신 박차를”
지난달 30일 서울 고려대 안암캠퍼스. 주병권 씨(64)는 부인과 함께 축제가 한창인 노천극장 앞에 포장마차를 차리고 얼음물, 핫도그, 번데기, 감자튀김 등을 팔고 있었다. 전국 지역축제나 대학행사를 돌며 노점상을 하는 그는 세월호 참사 후 축제가 줄줄이 취소되는 바람에 ‘직격탄’을 맞았다.
주 씨는 “지난해 5월에는 사흘에 한 번꼴로 충남 당진, 경기 연천 전곡리, 서울 대학축제를 돌며 하루 50만∼80만 원을 벌었지만 올해는 장사 나가는 횟수도 줄었고 매상도 하루 20만 원이 고작”이라며 “4∼6월에 벌어 1년을 살아야 하는데 걱정”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그는 “축제 분위기도 지난해보다 많이 가라앉았고 학생들도 돈을 덜 쓴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부진한 내수의 공백을 메우며 한국 경제를 지탱해 온 수출에도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원화 가치가 엔화 등 주요 경쟁국의 통화에 비해 고공행진을 하면서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책 등에서 헛발질을 하면서 리더십을 상실한 정부 경제팀은 개각을 앞두고 컨트롤타워로서의 기능을 거의 하지 못하는 상태다. 박근혜 정부가 올 초 발표했던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은 불과 반년도 안 돼 좌초될지도 모르는 위기에 놓였다.
내수 위축, 수출경쟁력 하락, 경제리더십 부재 등 한국 경제의 3대 악재가 계속될 경우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더 어려워지고, 중장기적인 성장잠재력도 급속히 약화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 때문에 경제계에서는 6·4지방선거가 마무리된 것을 계기로 “이제는 경제시계를 다시 돌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