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내각 개편] 이정현 홍보수석 “재보선 출마” 사퇴 후임에 윤두현 내정… 찔끔인선 논란
이 전 수석 후임으로 윤두현 YTN플러스 대표이사 사장(53·사진)이 내정됐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오랜 언론인 생활을 통해 균형감 있는 사고와 날카로운 분석 능력을 발휘해온 분”이라며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 개조 작업에 대한 정부 정책을 설명하고 국민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소통의 적임자로 판단해 임명했다”고 말했다.
윤 신임 홍보수석은 YTN 국제부장, 정치부장, 보도국장 등을 역임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윤 수석의 여권 편향성을 문제 삼아 ‘불통 인사’라고 비판했다.
이정현 전 수석은 6·4지방선거 이전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수석은 이날 청와대 직원들과의 고별인사에서 “홍보수석으로 일하는 동안 제약이 많이 따랐다. 밖에서 대통령을 더 자유롭게 돕고 싶다. 재·보선을 통해 국회에 들어가면 국정 홍보를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재·보선 출마 의사를 굳힌 것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 전 수석만 단독 교체한 데 대해 “후임자에 대한 검증작업이 끝나 업무 공백을 막기 위해 우선 발표했다”고 전했다. 청와대 인적 쇄신과 관련해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은 일단 유임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 최측근인 이 전 수석의 교체를 먼저 발표한 것도 김 실장 유임을 염두에 둔 조치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여권 일각에선 김 실장을 제외하고 청와대 참모진을 대폭 개편하더라도 쇄신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만만찮다.
이 전 수석에 대한 ‘원포인트 교체’로 전체적인 인적 쇄신 작업이 꼬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시급한 인선은 국무총리다. 정홍원 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지 40여 일이 지났다. 안대희 전 총리 후보자가 낙마한 지도 9일로 12일째다. 국정원장 공백 상태도 18일간 이어지고 있다.
후임이 정해지는 대로 ‘찔끔찔끔 인선’을 하다 보면 지역이나 직군의 균형을 맞추기 힘들어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최근 안 전 후보자 지명 이후 PK(부산 경남)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 소속 비서관 4명 가운데 따로따로 인선을 한 3명은 모두 박 대통령과 같은 TK(대구 경북) 출신에 전직 판검사여서 뒷말을 낳았다. 윤두현 신임 홍보수석(경북 경산)도 TK 출신이다.
총리 후보자 발표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추가 검증을 하는 과정에서 기존에 검토한 후보들의 결격 사유가 드러나 원점에서 다시 후보를 물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현역 정치인이나 법조인, 관료 출신을 최대한 배제한 상태에서 야권 출신 인사들까지 검토했으나 개혁성과 도덕성을 모두 겸비한 인사를 찾지 못했다”며 “지난 주말 후보를 새로 추천받아 다시 검증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땅한 후보자를 찾지 못할 경우 현역 정치인이나 법조인 출신으로 후보군을 확대하거나 기존에 검증한 인사 가운데 결격 사유가 적은 인사를 지명해 국민에게 양해를 구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권에서는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 김영란 전 대법관, 심대평 대통령 직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위원장 등을 여전히 ‘살아있는 카드’로 분류한다. 야권 인사 가운데는 박준영 전남도지사와 조순형 전 의원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 후보 지명이 지연되면서 국정원장 인선을 먼저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정원장 후보로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이병기 주일 대사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제3의 인물을 발탁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전해졌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