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작가 기욤 뮈소의 ‘내일(Demain)’은 현재와 과거의 교신을 모티브로 한 소설이다. 아내를 교통사고로 잃은 미국 하버드대 철학교수 A와 미혼의 여성 와인감정사 B는 우연히 e메일을 주고받다 호감을 느껴 날짜 시간 장소를 정해 만나기로 한다. 그러나 만남은 이뤄지지 않는다. 나중에야 A는 현재인 2011년, B는 1년의 시차를 두고 과거인 2010년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A가 자신의 아내를 죽게 한 교통사고를 막아달라고 B에게 부탁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본격 전개된다.
▷소설에서와 같은 일이 현실에서 가능하다면 어떻게 될까. 현재를 살고 있는 사람이 과거의 누군가에게 주가 변화나 로또 당첨번호 같은 것을 알려줘 횡재를 안겨줄 수도 있다. 2014년 4월 16일의 세월호 침몰, 5월 26일의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5월 28일의 장성 요양병원 화재 같은 참사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안대희 전 대법관에게 미리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됐다 낙마한 사실을, 선거에서 낙선한 사람에겐 미리 결과를 알려준다면 개인적인 불운도 뒤집을 수 있지 않을까.
이진녕 논설위원 jinn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