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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기술표준원-기술시험원 합심… 에콰도르 年1187억 수출길 살려

입력 | 2014-06-10 03:00:00

2013년 에너지효율 규제 신설하자… 정부 설득-인증기관 발빠른 대처
LG 가전 핵심 수출시장 다시 열어




LG전자 세탁기

민관 협력으로 에콰도르의 수출 규제가 해결돼 국내 기업들이 세탁기와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수출할 수 있는 길이 다시 열렸다.

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에콰도르 정부는 지난해 7월 예고 없이 수입 세탁기 에너지효율 규제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LG전자 등 한국 기업이 독차지하고 있는 자국 세탁기 시장을 보호하고 에콰도르 현지 생산을 늘리기 위한 조치로, 일정 수준의 에너지효율을 만족하지 못하는 제품은 에콰도르 통관 및 판매 자체를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특히 에콰도르 내에 해당 에너지효율 규제에 대한 시험 및 인증을 해주는 기관이 따로 없어 더 곤란한 상황이었다. 해당 규제가 지난해 11월 실제 발효된 데 이어 올해 초 긴급 대통령령으로 수입 TV와 냉장고, 에어컨, 전자레인지 등에 대해서도 에너지효율 규제가 발표돼 한국 제품 수출이 큰 어려움을 겪게 됐다.

이상진 국가기술표준원 적합성정책국장은 “기술력 면에서 에너지효율 기준을 만족시키는 데는 문제가 없었지만 제도 발표에서 적용까지 사전 협의나 유예기간이 전혀 없어 제품을 제때 시장에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현지 지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큰 소득이 없자 결국 산업통상자원부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국가기술표준원 담당자가 에콰도르를 찾아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설득한 끝에 국내 시험·인증기관인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이 에콰도르 규격에 대한 인증범위를 취득하면 시험성적서를 인정해주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이후 국가기술표준원은 평상시보다 두 달 이상 앞당긴 일정으로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을 시험기관으로 승인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에콰도르를 비롯한 중남미 지역은 LG전자의 핵심 수출시장 가운데 하나”라며 “에콰도르에 수출하는 물량은 연간 1187억 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