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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서 사라진 승합차 8시간뒤 해남에… 그안에 兪 탔나

입력 | 2014-06-10 03:00:00

9일 영암 구원파 시설 집중수색… 검경 兪 고립 겨냥 토끼몰이식 압박
완도서도 밀항 노린 배 문의 드러나… 업계 “30억 정도면 도움 받을 것”




10일 세월호 선장-선원 첫 재판… ‘살인 혐의’ 공방 앞둔 201호 법정 4월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승객을 내버려둔 채 먼저 탈출한 선원들이 법정에 선다.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임정엽)는 구속 기소된 세월호 이준석 선장 등 선원 15명에 대한 첫 재판을 10일 오후 2시 광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연다고 9일 밝혔다. 이날은 ‘공판준비기일’로, 공판 과정에서 다툴 검찰과 변호인 간 쟁점을 정리하고 증거 신청 등 절차를 진행한다. 광주지법은 9일 201호 법정을 언론에 공개했다. 주 법정인 201호 외에도 204호를 보조 법정으로 활용해 법정 상황을 실시간으로 방송한다. 이번 재판은 선장 등 4명에게 적용된 살인 혐의에 대해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가 최대 관심사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검찰 소환에 불응하고 잠적한 ‘세월호 실소유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에 대한 추적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검경이 9일 전남 영암군 일대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연고지를 수색하며 ‘토끼몰이식’ 압박에 나섰다. 또 지난달 대구 지역의 한 남성이 전남 완도의 선박중개업자에게 배를 빌리려 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 유 전 회장 일가의 밀항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승합차에 兪 탔나… 의문의 8시간 행적 추적”

검경 특별검거팀은 지난달 30일 오전 8시 46분 유 전 회장의 측근 금수원 이석환 상무(64·잠적) 측 승합차가 전남 영암군의 한 휴게소 폐쇄회로(CC)TV에 나타난 뒤 8시간 동안 종적을 감췄다가 같은 날 오후 5시경 해남에서 다시 포착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승합차 뒤에는 각종 짐을 실은 1t 트럭이 뒤따랐다. 이 차량은 이후 목포를 거쳐 무안나들목을 빠져나가 북상했다. 검경은 의문의 8시간 사이 유 전 회장이 이 일대에서 새 은신처를 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순천 지역에 있던 경찰력까지 차출해 영암 일대를 수색했다.

영암에는 구원파와 관련한 시설이 2, 3곳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호읍에 있는 한국제약 식품사업부 공장이 대표적이다. 이날 찾아간 공장 입구에는 유 전 회장 핵심 측근으로 지목된 김혜경 한국제약 대표(52·여·체포영장 발부)의 이름이 적힌 명패가 붙어 있었다. 영암에는 구원파 교회 1곳과 신도가 많이 살고 있는 마을도 있어 검경의 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검경은 유 전 회장 검거에 실패한다 해도 토끼몰이를 하듯 은신처를 지워 나가면 유 전 회장의 운신 폭을 크게 좁힐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차량이 촬영된 영암군 한 휴게소에서 영암, 강진, 해남, 장흥 등 여러 방향으로 갈 수 있어 유 전 회장의 은신처를 특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이미 열흘 전 CCTV를 토대로 뒤늦게 유 전 회장의 흔적을 뒤쫓는 데다 이 차량에 유 전 회장이 탔는지도 불분명해 뒷북 수색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 “밀항도 진화… 中에서 직접 서해안 항구로 배 보내”

유 전 회장 측의 밀항과 관련해서 검경에 들어온 신고는 2건이다. 검경은 “해남 일대 폭력조직원 A 씨가 전화를 걸어와 ‘돈은 얼마든지 들어도 상관없으니 큰 배를 빌릴 수 있겠느냐’고 물어왔다”는 부산 폭력조직원의 제보에 주목하고 있다. A 씨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검찰은 유 전 회장 측근의 차량이 영암 해남에 머무른 시간대와 문의 전화가 부산 쪽으로 걸려온 시간대가 비슷하단 점에서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지난달 중순 대구 지역에서 선박과 무관한 한 남성이 완도의 선박업자에게 “배를 빌릴 수 있냐”고 문의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검경은 즉시 항구 검문검색 및 해상경계를 강화했다.

밀항은 위험이 크지만 한 번 성공하면 수사망을 완벽히 따돌린다는 점에서 유 전 회장에게는 매력적인 선택이다. 밀항을 감행한다면 유 전 회장은 국내 밀항 역사상 최대 액수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유 전 회장에게는 이미 현상금 5억 원이 걸려 있는 만큼 그보다 훨씬 많은 액수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밀항업계에선 “30억 원 정도라면 해볼까 그 이하로는 선뜻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밀항은 2, 3년 전만 해도 한밤중에 서해안에서 국내 어선을 타고 공해로 나간 뒤 미리 대기한 중국 어선으로 갈아타는 수법이 이용됐으나, 최근에는 아예 중국에서 속력이 빠른 어선을 야간을 틈타 직접 서해안의 한적한 항구 등으로 보내 데려가는 수법으로 진화하고 있다.

영암=이형주 peneye09@donga.com·황금천

안성=변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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