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팬 안중근 학생 시신 수습… 엄마 “친구 다 올려보내다 늦었니…”
세월호 사고로 숨진 단원고 안중근 군(17)의 빈소에 안 군이 응원하던 야구단에서 안 군의 귀환을 바라며 가족들에게 보내준 ‘등번호 21번’ 유니폼이 놓여 있다. 안산=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세월호 실종자였던 단원고 2학년 7반 안중근 군(17)의 아버지 안모 씨(46)는 8일 아들을 찾을 것 같다는 강한 예감이 들었다고 했다. 안 씨는 이날 오후 실종자 심야 수색을 보기 위해 사고 해역에서 작업 중인 바지선 ‘언딘 리베로호’로 향했다. 잠수사들은 8일 오후 11시 20분경 세월호 4층 선수 좌현 객실에서 키 175∼180cm의 남성 시신을 수습해 바지선 위로 올려보냈다. 아버지는 한눈에 아들을 알아봤다. 자신이 중학교 졸업선물로 사준 멋쟁이 벨트와 치아교정기를 하고 있었다.
9일 오전 안 군 가족이 머물던 전남 진도군 진도체육관에는 ‘21번 안중근’이 새겨진 프로야구단 두산 베어스의 유니폼이 걸려 있었다. 안 군이 두산 베어스의 열혈 팬인 것을 알고 있던 안 씨의 회사 동료들이 두산 베어스에 연락해 선수들의 사인을 받은 뒤 지난달 13일 보내온 것이다. 등번호 21번은 2학년 7반 21번인 안 군을 의미한다. 동시에 21번을 달고 뛰었던 두산 베어스의 야구스타 ‘불사조 박철순’처럼 영원히 살아 있으라는 뜻이 담겼다.
한편 세월호 침몰 사고 유가족들은 철저한 진상 규명을 위해 해경이 촬영한 구조 동영상과 제주 해상교통관제센터(VTS)가 보유한 교신기록을 증거보전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진도=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