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계약 성사를 앞두고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A 과장. 약속 시간 한참 뒤에야 나타난 바이어는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목욕했어요?”라고 물었다. A 과장은 황당한 나머지 자기도 모르게 “그건 왜요?”라고 되묻고 말았다. 순간 바이어의 표정이 굳어졌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만디(Mandi)는 인도네시아에서 목욕을 의미하는 단어로, 정확하게는 아침저녁으로 몸에 물을 끼얹듯 하는 샤워를 뜻한다. 종교적인 의미도 있지만, 워낙 덥고 습한 나라다 보니 굳어진 습관이다. 그래서 그들은 사람을 만나면 “목욕했어요?”라고 묻는다. 우리의 “식사했어요?”와 같은 의미다. 마치 우리가 식사를 안 했더라도 “네”라고 답하듯, 그들의 이 질문에도 웃으며 긍정의 표시를 하면 그만이다. A 과장은 인도네시아 문화, 동남아 관습에 대한 충분한 사전 숙지를 하지 않았던 탓에 단순한 인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말았다.
동남아 국가들은 유럽이나 북미 혹은 남미 지역에 비해 가깝고, 같은 ‘아시아’에 속해 있기 때문에 쉽게 우리와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대단히 큰 착각이다. 또 동남아 각국은 큰 틀에서 비슷해도 세부적으로는 차이가 존재한다.
박영실 PSPA CEO osil0928@psp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