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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지하철 ‘펑’하며 멈춰… 승객 300명 선로 대피

입력 | 2014-06-11 03:00:00

정전뒤 열차 뒤서 연기… 문열고 나와
기관사는 “나가지말라” 방송만 3차례




10일 부산도시철도 1호선 동래역에서 교대역 방향으로 출발한 1289호 전동차가 교대역을 300m 앞두고 갑자기 선로 위에 멈춰 서자 300여 명의 승객이 전동차 문을 강제로 열고 나가 지하터널을 걸어 대피하고 있다. 국제신문 제공

부산도시철도(지하철)에서 정전으로 전동차가 선로에 멈추는 바람에 승객들이 문을 열고 선로를 따라 대피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10일 오후 7시 10분경 부산도시철도 1호선 동래역에서 교대역 방향으로 출발한 1289호 전동차가 두 역 중간지점 선로 위에 갑자기 멈춰 섰다. 이 사고로 전동차에 타고 있던 300여 명의 승객이 전동차 문을 강제로 연 뒤 지하터널을 300m 정도 걸어 교대역 승강장으로 대피했다. 이로 인해 1호선 열차 운행이 1시간가량 중단돼 퇴근길 시민이 불편을 겪었다.

사고가 발생한 곳은 지하 터널이 시작되기 직전인 지상 구간이었다.

승객들은 사고 이후 15분가량 전동차 내부에서 기관사의 조치를 기다렸으나 “밖으로 나가지 말라”는 안내방송만 3차례 들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승객 김모 씨(20)는 “‘펑’ 하는 소리가 나면서 전동차 내부의 불이 꺼졌고 연기가 차오르면서 타는 냄새가 심해 승객들이 긴급장비를 이용해 출입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고 말했다. 이모 씨(33)는 “열차 뒤쪽에서 연기가 번지고 있는데 안내방송에서는 ‘열차 밖이 위험하다. 문을 열지 말라’고 해서 세월호 사고가 생각났다”고 말했다.

부산교통공사는 “순간 정전으로 전동차에 고장이 발생했다”며 “객차 내부는 대부분 불연성 내장재로 돼 있는 데다 승객들이 선로로 대피할 경우 자칫 반대 열차로 인한 사고 위험이 높아 기관사가 객차 안에 대기하라고 방송한 것 같다”고 밝혔다.

교통공사는 사고 전동차를 노포차량기지로 이동시켜 정밀 점검하며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사고 이후 중단된 도시철도 1호선 열차 운행은 오후 8시 10분부터 재개됐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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