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장관-의료진-아이돌 등 120여명,13∼15일 모스크바서 컨벤션-콘서트 방한 러 의료관광객 4년새 14배로, 평균 진료비 366만원… 중국의 倍
2014년 3월 모스크바 엑스포센터에서 열린 국제관광박람회의 한국의료관광 에이전트 부스에서 러시아인 사업자가 상담을 받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미즈메디병원 산부인과 김광례 과장은 러시아에서 여러 번 수술한 끝에 폐경 선언까지 받았던 30대 초반 러시아 여성을 첫 시술로 임신에 성공시킨 뒤 의사와 산모 사이에 싹튼 우의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엄마가 돼 아이 보는 즐거움으로 살아간다는 그녀는 한동안 아들 사진을 보내주더니 최근엔 아예 아이를 데리고 한국을 찾아오기까지 했다. 의료관광의 효과를 시사하는 대목이다.
우리나라 의료관광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2009년 5월 외국인 환자 유치를 허용한 이후 연평균 30% 이상 늘고 있다. 무기는 최고 수준의 의료서비스와 가격경쟁력이다. 암 환자 5년 생존율이 미국 캐나다 등 선진국을 앞섰다는 점이 의료관광 목적지로 한국을 찾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다.
러시아인의 의료관광을 진료과목별로 보면 △내과 28.4% △검진센터 17% △산부인과 7.2% △일반외과 5.5% △피부과 4.8% 순. 불임치료는 전체 외국인 의료관광객 중 러시아가 20.6%로 가장 많다
정부가 의료관광에 한류를 접목한 새 홍보마케팅 ‘의료한류’를 13일 모스크바에서 개시하는 것도 이런 러시아의 성장잠재력을 보고 내린 전략적 판단이다. 정부는 모스크바에서 새로운 ‘의료한류’ 바람을 일으켜 러시아 전국을 거쳐 주변국으로 확산시킨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유진룡 장관과 김기홍 관광국장이 12일 ㈜호텔롯데 롯데월드 이동우 사장과 분당서울대병원 김세르게이 교수(순환기내과 의사) 등 120여 명의 한류 및 의료 관계자와 함께 모스크바를 방문한다.
대표단은 모스크바의 한국관광주간(9∼15일)을 계기로 13일부터 15일까지 ‘한류와 의료의 융합, 새로운 의료관광 목적지(Design Your Healthy Life!)’를 주제로 국제의료관광컨벤션(KIMTC)을 연다. 한국 의료관광의 우수성과 의료한류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행사로 러시아 관계자와 일대일 밀착상담을 한다. 빅토르 안(안현수)을 한-러 상호방문의 해(올해와 내년) 명예홍보대사로 위촉하는 행사도 연다.
또 같은 기간 모스크바 시민을 대상으로 ‘한국문화관광대전’(13∼15일 롯데호텔, 베덴하 공원)도 연다. 궁중음식과 거리음식 등 한식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정동극장의 ‘미소’, 러시아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 롯데월드 캐릭터 로티 로리의 공연도 펼친다. ‘2014 K-pop 월드 페스티벌’의 러시아 지역 본선도 여기서 열어 뜨거운 한류 열기를 의료관광컨벤션에 대한 관심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제2차 한-러 관광포럼’도 13일 현지 롯데호텔에서 안철우 교수(강남세브란스병원), 카밀라 루지나 교수(러시아철도병원) 공동 주관으로 개최해 의료관광 교류확대 방안을 논의한다.
조성하 전문기자 summ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