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내는 내각-靑 개편] 朴정부 2기내각 라인업 어떻게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대폭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후임 장관 후보자 면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경제팀의 수장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는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최 의원은 이명박 정부 때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지낸 바 있다. 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최 의원이 입각할 경우 내각의 무게감이 커질 것이다. 하지만 내각의 균형추가 최 의원에게 쏠리면서 국무총리의 위상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 2기 내각 누가 거론되나
이번 개각의 관심은 경제팀의 교체 폭에 쏠려 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윤상직 산자부, 방하남 고용노동부, 서승환 국토교통부,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등이 대거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 경제팀을 전면 쇄신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추진력을 다시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 세법개정 파동에 이어 올해 초 개인정보 유출 사태, 임대소득 과세 혼선 논란까지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는 차원도 있다.
조원동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과 김동연 국무조정실장 등은 경제팀의 어느 자리든 투입하는 ‘조커’로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창번 대통령미래전략수석이 미래부 장관으로 발탁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막판 조율 과정에서 일부 장관이 유임될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
사회부총리를 겸하게 될 교육부 장관 인선에도 관심이 쏠린다. 6·4지방선거에서 진보 성향의 교육감이 대거 당선된 만큼 학계의 중량감 있는 인사를 발탁할 가능성이 있다. 이장무 전 서울대 총장과 오연천 현 서울대 총장, 정갑영 연세대 총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 정치인 입각 늘어날까
1기 내각이 관료 중심이었다면 2기 내각에는 여러 명의 정치권 인사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현 내각의 정치권 인사는 조윤선 여성가족부,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등 2명뿐이다. 2기 내각의 가장 큰 과제가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 등 관료사회 개혁에 맞춰져 있는 만큼 추진력이 강한 정치권 출신이 적합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기 내각이 얼마나 성과를 내느냐가 사실상 박근혜 정부의 성패를 좌우하는 만큼 박 대통령이 자신의 의중을 잘 아는 측근 인사들을 대거 투입할 가능성도 있다.
○ 내각의 균형을 어떻게 맞추느냐는 숙제
박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사회부총리의 신설 구상을 밝혔다. 그러면서 국무총리와 경제 및 사회부총리, 대통령국가안보실장의 역할을 구분했다. 총리는 법질서 확립과 공직사회 개혁, 사회 안전 강화, 비정상의 정상화 등 국정과제를 전담하고, 경제부총리는 경제장관회의를 통해 경제정책을 총괄 조정하라는 것이다. 또 사회부총리는 교육과 문화 등 비경제정책을 책임지는 체제다. 외교 국방 통일 등 안보 분야의 컨트롤타워는 국가안보실장이다. 박 대통령을 정점으로 ‘4륜(輪) 구동 체제’를 갖추는 것이다.
하지만 경제 분야는 경제부총리가, 비경제 분야는 사회부총리가 맡는 식으로 정리되면 총리의 권한과 위상은 상대적으로 위축될 소지가 크다. 비정상의 정상화 과제에는 공공기관 개혁 등 경제 분야 내용이 많고, 사회 안전 분야는 교육부 환경부 등 각 부처에 업무가 분산돼 있어 총리의 역할이 명확하지 않다. 국정 경험이 전혀 없는 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공식 취임하고, 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최 의원이 예상대로 경제부총리를 맡는다면 힘의 역전 현상이 빚어질 개연성이 높다. 이 때문에 총리와 부총리들의 역할을 세밀하게 조정하고, 박 대통령이 총리에게 더 많은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egija@donga.com / 세종=홍수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