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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극 총리 후보자 -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자 청문회 쟁점은

입력 | 2014-06-12 03:00:00

[속도내는 내각-靑 개편]
李, 퇴직 직전 재산총액 7억 신고 1년뒤 10억짜리 아파트 분양받아
文 총리 후보자, 역사관 논란… 李 국정원장 후보자, 재산 논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66)가 일본의 식민 지배와 남북 분단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취지로 교회에서 강연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예상된다.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은 문 후보자가 반민족적 역사 인식을 드러냈다며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 “식민지는 하나님 뜻”

본보가 입수한 모 교회 강연 동영상에는 일본 식민지와 남북 분단, 제주4·3사건에 대한 문 후보자의 발언이 담겨 있었다. 문 후보자는 2011년부터 이 교회의 장로다.

문 후보자는 2011년 6월 15일 근현대사 소재의 강연 ‘기회의 나라를 만들어 주십시오’에서 “‘하나님은 왜 이 나라를 일본한테 식민지로 만들었습니까’라고 우리가 항의할 수 있겠지, 속으로. (하지만) 아까 말했듯이 하나님의 뜻이 있는 거야”라고 발언했다.

문 후보자는 이어서 “(하나님이) 남북 분단을 만들게 주셨어. 저는 지금 와서 보면 그것도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한다”며 “미군이 없는 한국은 소련 중국 밑에 가는 거다. 6·25를 왜 주셨나. 돌아보면 미국을 붙여주기 위해 주신 거다”라고 강연했다.

2012년 5월 이 교회의 여성기도 운동 ‘나라, 교회, 자녀를 위해 울다’ 당시에는 “제주도 4·3 폭동사태라는 게 있었다. 공산주의자들이 거기(제주)서 반란을 일으켰다”며 제주4·3사건을 ‘폭동’으로 표현했다. 같은 해 ‘크리스천 리더십스쿨’에서는 “일본으로부터 기술을 받아와 가지고 경제 개발할 수 있었던 거예요. 지금 우리보다 일본이 점점 사그라지잖아요. 그럼 일본의 지정학이 아주 축복의 지정학으로 하나님께서 만들어 주시는 거란 말이에요”라며 ‘일본이 이웃인 것이 지정학적 축복’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자는 5대째 기독교 집안 출신으로, 어머니인 이모 여사는 1948년 평안북도 삭주군에서 기독교 신자라는 이유로 숙청당한 뒤 만삭의 몸으로 월남해 문 후보자를 낳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야권은 즉각 반발했다. 금태섭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대한민국 총리 후보자로서 있을 수 없는 반민족적 망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총리 지명을 철회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KBS 노조에서는 해임된 길환영 전 사장의 후임으로 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임명될 것을 예상해 문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집중적으로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자가 미국 특파원 생활 중 서울대 정치학과 박사학위 논문을 취득한 경위도 주목된다. 문 후보자는 1992년 9월 서울대 대학원 정치학과에 논문 ‘한미(韓美) 간의 갈등유형 연구: 주요 사례를 중심으로’를 제출해 이듬해 2월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1990년 6월∼1993년 8월 중앙일보 워싱턴 특파원으로 재직했다.

○ 퇴직 직후 고가의 타워팰리스 분양

이병기 국가정보원장 후보자(67)는 국정원의 전신인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에서 2차장을 지내다가 퇴직한 직후 전 재산의 1.5배 가격인 아파트를 분양받은 경위가 청문회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는 1998년 3월 안기부에서 퇴직하기 직전 고위 공직자 정기 재산변동 신고사항에 재산 총액을 7억3803만 원으로 신고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시아선수촌아파트(176m²)와 경기 화성시 및 충남 예산군의 선산(2만919m²), 예금 1억8462만 원을 포함한 액수다. 하지만 1년여가 지난 1999년 6월 분양받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아파트(233.9m²)의 분양가는 재산 총액보다 1.5배나 비싼 10억9500만 원가량이었다.

이 후보자는 당시 경기 화성시 및 충남 예산군의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지도 않았던 것으로 확인돼 매입 자금을 어떤 경로로 조성했는지 인사 검증에서 밝혀야 할 대목이다. 현재 이 후보자 소유의 타워팰리스 아파트는 23억∼24억 원에 거래되고 있다.

그는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 고문으로 재직했던 2008년 7월∼2013년 3월 LIG손해보험의 법인영업 고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 후보자의 장녀(37)는 구자원 LIG손해보험 명예회장의 조카인 구본욱 LIG손해보험 전략지원담당 상무(37)의 아내다. 이 후보자는 고문 재직 기간에 LIG손해보험으로부터 전용 사무실과 월 200만 원을 받았다.

곽도영 now@donga.com·이상훈 기자
김정우 채널A 기자

[알려왔습니다]6월 12일자 A2면

본보 12일자 A2면에 보도된 ‘문창극 총리 후보자 -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자 청문회 쟁점은’ 기사에서 ‘KBS 노조에서 길환영 전 사장의 후임으로 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임명될 것을 예상해 문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집중적으로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에서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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