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추천 뮤지컬 ‘명당 좌석’
뮤지컬 공연 중 놓쳐선 안 될 특색 있는 장면을 담은 작품을 100% 즐기려면 좌석에 대한 정보는 필수다. 현재 서울 주요 공연장 무대에 오른 뮤지컬 ‘싱잉 인 더 레인’ ‘고스트’ ‘헤드윅’ ‘캣츠’(왼쪽부터). 각 공연기획사 제공
기자와 지인 2명은 각기 다른 위치의 객석에서 연주를 감상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각자 공연에서 원하는 것이 달랐기 때문이다. 마에스트로 정명훈의 골수팬인 이모 씨는 지휘자와 마주 보고 앉는 합창석 G구역 3열 4번 좌석(1만 원), 시향의 악장인 바이올리니스트 스베틀린 루세브의 팬인 기자는 그의 얼굴을 사선으로 보고 앉는 1층 D구역 17열 5번 좌석(12만 원)을 선택했다. 시향과 협연에 나선 피아니스트 임주희의 팬인 또 다른 지인 김모 씨는 피아노 연주자의 손가락을 유심히 살펴볼 수 있는 B구역의 17열 3번 좌석(12만 원)을 골랐다. 결과는? 세 명 모두 100% 만족했다.
29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 무대에 오르는 고스트는 ‘귀’보다 ‘눈’을 즐겁게 해주는 뮤지컬이다. 등장 15분 만에 죽음을 맞아 영혼이 되는 주인공 샘이 벽과 문을 자유자재로 통과하거나 이승을 떠나는 장면, 죽음 직후 육체를 빠져나오는 영혼을 표현한 장면 등이 그렇다. 눈앞에서 실제 상황을 보고 있지만 감쪽같은 장면이 많다. 이 장면들은 홀로그램과 마술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기법은 비밀이다. 배우와 스태프들이 이 장면들과 관련해 비밀을 누설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썼을 정도로 보안이 철저하다. 어쨌든 공연 기획사 신시컴퍼니 홍보팀, 무대팀 등 스태프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고스트 명당석은 1층 B열 12∼15번이다. 최승희 팀장은 “고스트에 등장하는 각종 영혼들의 ‘귀신같은’ 움직임을 제대로 관찰할 수 있는 최적 시야의 좌석”이라고 말했다.
이 좌석은 지난 시즌 때만 해도 대략 정해져 있었다. 하지만 10주년을 맞아 카워시 석이 변화를 꾀했다. 다년간 헤드윅 역을 맡은 배우들이 그날의 컨디션과 관객의 호응도에 따라 무작위로 선택하는 것. 하지만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다. 초연 때부터 헤드윅 스태프로 일해 온 ‘창작컴퍼니 다’ 최나미 대표는 “카워시 석이 정해져 있진 않지만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주로 통로석 중에서 결정된다”고 귀띔했다. 최 대표가 추천하는 카워시 석은 1층 모든 열의 10∼17번. 헤드윅은 9월 28일까지 백암아트홀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캣츠’는 오프닝 때 객석 뒤와 옆에서 30여 마리의 고양이들이 출몰한다. 공연 도중 고양이들이 무대에서 내려와 통로를 따라 움직이며 관객들에게 장난을 걸기도 한다. 가까이서 장난스러운 고양이들의 모습을 잘 볼 수 있는 좌석은 ‘젤리클 석’으로 불린다. 13일부터 한 달간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무대에 오르는 이 공연의 젤리클 석은 각 열의 14∼17번, 30∼35번 좌석과 통로를 가로지르는 1열 9∼40번, 8열 10∼39번. 공연기획사 설앤컴퍼니 신정아 팀장은 “고양이들과 눈을 맞추고 싶은 관객이라면 A, B열 32번도 추천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