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신곡 기대감 키우던 관련株… 뮤비 공개 일주일새 최고 26%급락 박원순-정몽준株도 줄줄이 하락
테마주의 위세가 예전 같지 않다. 2012년 대통령선거나 총선 때는 정치인 테마주가 주식시장을 달궜지만 이번 6·4지방선거를 전후해서는 정치인 테마주들의 주가가 오히려 떨어졌다. ‘강남스타일’이나 ‘젠틀맨’ 때 들썩였던 ‘싸이 테마주’는 최근 신곡 ‘행오버’가 발표됐는데도 상대적으로 조용한 상황이다.
12일 주식시장에서 싸이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4만1700원으로 전날보다 5.17% 상승했다. 하지만 이날 종가는 행오버가 공개되기 직전 거래일(5일·4만4300원)과 비교해 5.9% 떨어진 것이다.
미국의 유명 힙합가수 스눕독이 싸이 뮤직비디오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공개된 지난달 말 이후 꾸준히 주가가 오르면서 기대감이 높아졌다가 정작 신곡이 공개되자 주가가 하락했다. 유튜브에 올라온 신곡 뮤직비디오 조회수가 이날 4000만 뷰를 훌쩍 넘겼고 미국 빌보드지도 “재미있다”라고 평가한 것을 고려할 때 상당히 조용한 반응이다.
정치인 테마주도 마찬가지다. 지방선거 다음 날인 5일 재선에 성공한 박원순 서울시장의 테마주들은 급락했다. 박원순 테마주로 꼽혔던 모헨즈(레미콘 생산업체)는 당일 하한가로 마감했다. 이 회사의 김기수 대표는 박 시장이 활동했던 시민단체 아름다운재단의 기부문화연구소 운영이사로 활동한 적이 있다. 또 박 시장의 경기고 동창 홍성규 씨가 회장으로 있는 휘닉스홀딩스는 당일 12.8% 하락했다. 휘닉스홀딩스는 지방선거 후보등록일인 지난달 15일 이후 선거일 직전까지 15.7% 오른 바 있다.
이런 상황은 테마주가 기업의 경영실적과 관계없이 움직인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경험을 통해 충분히 학습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테마주의 성과가 예전 같지 않다”며 안타까워하는 투자자가 일부 있지만 대부분의 증시 전문가는 “‘테마주에는 패자(敗者)만 있다’는 게 다시 확인된 것뿐”이라고 평가했다.
윤득용 신한금융투자 논현지점 PB팀장은 “테마주는 그럴싸한 내용으로 포장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주가 급락이나 시세 조종 세력의 시장교란행위에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테마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이 많이 성숙해졌지만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증시 전문가는 “작전세력이 쉽게 개입될 수 있는 테마주의 특성상 언제라도 다시 불붙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