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나성범. 스포츠동아DB
■ NC 나성범
야구 위해 유혹 뿌리친 ‘바른생활 사나이’
“빨리 결혼해 아내와 해외여행”…소박한 꿈
이호준 “확실한 목표 세우고 묵묵히 걸어가”
NC 나성범(25)이 잘 나간다. 12일까지 타격 3위(0.382), 홈런 4위(16개), 타점 공동 1위(54개) 등 이제 1군 2년차 타자가 타격 전 부문에서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방망이는 정확성과 파워를 겸비하고 있고, 대학교까지 투수를 했던 선수답게 송구도 빼어나다. 여기에 빠른 발이 있다. 외야수로서 수비가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NC를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5툴 플레이어’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올 시즌에는 무려 2년 연속 MVP 넥센 박병호의 대항마라는 얘기까지 듣고 있다. 실력뿐 아니다. 칭찬에 인색한 김경문 감독이 “성실하다”고 인정할 정도로, 야구에 임하는 자세가 진지하다. 스스로 정한 확실한 목표를 위해 절제할 줄 아는 선수다.
나성범은 NC에서 ‘바른생활 사나이’로 불린다. 이호준은 “(나)성범이는 술, 담배를 안 한다. 몸에 나쁜 것은 거의 하지 않고 야구에만 올인하는 스타일이다”며 “여느 젊은 선수들과는 다르다. 확실한 목표를 세워놓고 묵묵히 걸어간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의 최측근도 “(나)성범이와 어디를 함께 가면 카페에서 팥빙수 같은 것을 먹으며 수다를 떤다”고 귀띔했다. 쉽지 않은 일이다. 인기가 많은 야구선수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유혹의 손길이 많다. 그게 아니더라도 선후배들과 이따금 술 한 잔을 기울일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나 나성범은 “담배는 원래 안 피웠다. 술은 대학교 때 안 마셔본 건 아닌데 술을 마신 뒤 몸이 안 좋아지는 느낌이 들더라. 그 즉시로 안 마시기로 결정했다. 처음에는 선후배들한테 전화가 오곤 했는데 내가 안 마신다는 것을 아니까 이제는 권유하지 않는다. 못 마시는 건 아닌데 안 마시는 애라고 각인된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단순히 술이 싫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나성범은 “야구선수로서 살아남기 위해 포기한 부분이 있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늘 마음속에 ‘좋은 걸 하나를 얻기 위해서는 다른 하나를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친구들과 술 한 잔 하는 분위기를 좋아했지만 난 운동선수니까 몸을 먼저 생각해야한다. 또 남들과 똑같아서는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없다고 본다. 남들과 뭐든 달라야한다는 마음으로 내 선을 지켜왔다”고 설명했다.
● “빨리 결혼해 가족과 여행 다니는 게 꿈”
나성범은 삶의 목표도 소박하다. 가정을 빨리 꾸려서 가족과 여행을 다니는 것이다. 그는 “가족과 여행 다니면서 사는 게 행복할 것 같다. 가정을 빨리 꾸리는 것도 야구선수로서 좋다는 얘기를 들었다. 아직까지 야구 외적으로 해외여행을 가본 적이 없는데 앞으로 내가 세운 목표를 이루고, 언젠가 국내가 됐든, 해외가 됐든 꼭 여행을 가고 싶다. 그게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