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당시 해양경찰이 제일 먼저 구해낸 사람이 오렌지색 옷에 흰 마스크를 쓴 신원미상, 정체불명이라는 것이다. 해경123 구조함에서 ‘오렌지맨’은 내 집처럼 당당한 태도였다며 클로즈업했다. 구조보트에서도 마스크 끼고 맨 앞자리에 앉아 특별대우 받는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배에서 계란 냄새가 났다”는 학생들 말과 한때 구원파였던 해경 국장이 폭발물 전문가라는 얘기, 그리고 ‘오렌지색 옷은 화학물질이나 폭발물 처리하는 사람들이 입는다’는 멘트로 세월호 폭파 의혹을 증폭시켰다.
▷SNS에선 ‘마스크맨’ ‘오렌지맨’이 화제가 됐다. ‘눈썹과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한국인이 아닌 것 같다’ ‘체구로 보면 군인이다’는 말이 떠돌았다. 밑도 끝도 없는 의혹이 풍선처럼 부풀었다. 여기에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도 가세했다. 그는 방송 3일 뒤 펴낸 ‘세월호 참사 110가지 의혹과 진실’ 자료집에서 “탑승자 명단에도 없는 마스크맨이 도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해경이 가장 먼저 구조했는지, 왜 얼굴을 가리고 있었는지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영해 논설위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