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일기/이귀란 글·그림/232쪽·1만6000원·스윙밴드
국화 향기 가득한 정원에서 서성대다 내친 김에 정원도구를 손질한 날 그린 그림. 스윙밴드 제공
책장마다 손으로 그린 고운 꽃이 화르르 피어난다. 책에 실린 꽃과 나무 그림이 250점이 넘는다. 3월에는 무늬꽃다지와 팬지, 앵초와 제라늄, 5월에는 원평소국, 암담초, 개양귀비, 8월에는 목엉겅퀴, 솔나리, 겨울에는 동백꽃이 배시시 웃는다.
그림 옆에는 정원에서 얻은 소박한 가르침을 담담하게 적어 넣었다. 꽃봉오리가 입을 열어 어여쁜 꽃을 보여주기까지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멘트 벽 틈에 피어난 제비꽃에서는 희망을 배운다. 영하의 날씨에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 살아남으려는 겨울의 꽃들은 인생을 가르쳐주는 선생이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