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카타르는 1인당 국민소득이 10만 달러로 세계 1, 2위를 다투는 부국(富國)이다. 인구는 적은데 원유와 천연가스 자원이 넘쳐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교육 의료 같은 모든 것을 나라에서 제공해 준다. 여름 기온이 섭씨 44도나 돼 운동하기에 좋은 기후는 아니지만 산유국의 경제력을 바탕으로 월드컵을 유치했다. 작은 나라가 큰 행사를 준비하다 보니 도로 공항 등 시설 개·보수에 들어가 세계 건설업계에는 큰 시장이 열렸다.
▷각국은 왜 돈까지 뿌리면서 월드컵을 유치하려 할까. 올림픽과 함께 지구촌이 주목하는 스포츠 축제여서 나라 이미지를 높일 수 있고 경제 활성화 효과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은 운동장 건설과 운영에 약 1조 원을 투자해, 6조 원가량의 경제효과를 얻었다고 현대경제연구원은 분석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런 국제 대회가 항상 ‘남는 장사’는 아니다. 아프리카 최초의 축구 월드컵인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은 투자에 비해 수입이 기대에 못 미쳤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도 최소 110억 달러나 드는 데 비해 경제효과는 별로일 거라는 관측이 많다.
신연수 논설위원 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