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지상군 투입은 고려 안해… 新외교독트린 중대한 시험대
이라크의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가 파죽지세로 수도 바그다드 북부지역까지 진격하자 미국이 군사행동을 포함한 모든 선택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슬람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는 13일 바그다드에서 동북쪽으로 약 60km 떨어진 디얄라 주의 도시 바쿠바로 진격하며 이라크 정부군과 전투를 벌였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보도했다.
ISIL은 전날 밤 디얄라 주의 사디야, 자라우라 등 2개 도시 일부도 장악했다. 이에 따라 ISIL이 바그다드 북부에 이어 동부 지역까지 차지하며 사실상 바그다드를 포위하려는 작전을 펼치는 것으로 관측됐다. 이라크 북서부 지역에서는 미국인 수백 명이 공군기지를 통해 탈출했다. 미국 대사관과 영사관도 조만간 철수할 예정이다. 유엔은 최근 일주일간 분쟁으로 30만 명이 난민이 됐다고 13일 밝혔다.
이라크 북부 쿠르드자치정부(KRG)는 권력의 공백을 틈타 동부의 유전도시 키르쿠크를 장악했다. 이라크가 시아파, 수니파, 쿠르드족 등 3각 내전에 휩싸이자 이웃 국가인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도 종파 갈등이 자국으로 확산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2일 기자회견에서 “이라크에 군사행동을 포함한 모든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 공습, 드론 공격 등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지상군 투입은 고려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라크 내전으로 제한적 개입주의를 내세운 오바마 대통령의 신외교독트린은 중대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성공적인 종전이라고 자평하고 병력을 철수했던 이라크에서 또다시 내전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한편 이라크 확전에 대한 우려로 13일 브렌트산 원유가 전날보다 1.2% 오른 배럴당 114.2달러에 거래되는 등 국제유가가 올 들어 최고 수준을 보였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