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뇌파 감지 전기신호 일으켜 컴퓨터가 로봇 다리 움직이게 해
그는 사실 하반신 마비 장애인으로 혼자 힘으로는 다리를 움직일 수 없다. 그가 축구공을 찰 수 있었던 건 일명 ‘아이언맨 슈트’로 불리는 ‘웨어러블(입는) 로봇’ 덕분이다. 이 로봇은 미겔 니콜레리스 미국 듀크대 교수가 이끄는 비영리 협력 연구 프로젝트인 ‘다시 걷기 프로젝트(Walk Again Project)’를 통해 개발됐다.
당초 계획은 장애인이 휠체어에서 스스로 일어나 두 발로 뚜벅뚜벅 걸어가 공을 차는 것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두 사람이 철봉 지지대를 이용해 로봇을 양쪽에서 잡아 줬다. 장애인은 한쪽 발만 살짝 움직여 브라주카를 2m가량 굴러가게 만들었다.
장재호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연구원은 “뇌파만 감지해 로봇을 움직인다는 건 웨어러블 로봇 기술 중에서도 가장 어렵다”며 “월드컵이라는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가 과학기술을 통해 더욱 큰 의미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하체마비 환자용 로봇으로는 미국이 개발한 ‘이레그스(eLEGS)’나 이스라엘에서 제작된 ‘리워크(ReWalk)’ 등이 있다. 이 로봇들은 뇌파 대신 어깨의 무게중심 변화를 측정해 로봇을 움직이는 방식이어서 복잡한 동작은 할 수 없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