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 11 투어’ 현지 이벤트… LG 손흥민-구자철 광고 모델로
골수 축구팬보다 월드컵 경기 화면을 더 뚫어져라 보는 사람이 있다. 월드컵 공식 파트너 기업의 마케팅 담당자다. 이들은 축구팬과 달리 공이 아닌 자사(自社) 광고판을 찾는다. 치열한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노출되는 광고들은 월드컵 마케팅 투자에 대한 ‘권리’와도 같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국내 유일의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후원사 겸 브라질 월드컵 공식 파트너사다. 현대차그룹은 FIFA에 에쿠스, 제네시스, 쏘나타 등 자동차 1000여 대를 제공해 월드컵 행사 운영에 쓰도록 했다. 또 브라질 상파울루 공항과 리우데자네이루 공항에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을 설치했다. FIFA가 주관하는 브라질 현지 길거리 응원전 ‘FIFA 팬 페스트(Fan Fest)’에도 참가한다.
이 모든 것보다 중요한 것이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브랜드가 노출되는 것이다. 화면의 공과 선수를 쫓는 카메라에는 경기장 곳곳에 걸린 현대차 광고판이 그대로 담긴다. 1년에 수백억 원이 드는 공식 후원 투자가 보상되는 순간이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때도 공식 파트너였던 현대차그룹은 당시 경기장 광고판으로만 8조6000억 원가량의 마케팅 효과를 누린 것으로 분석된다. 브라질 월드컵에선 경기장 광고판을 포함해 30조 원의 마케팅 효과를 노리고 있다.
LG전자 역시 국내에서 국가대표 손흥민, 구자철 선수를 광고 모델로 내세우는 한편 브라질 현지에서는 각 나라 국기를 제품 외관 디자인에 적용한 로봇청소기 ‘로보킹’ 스페셜 에디션을 내놨다. 월드컵이 국가 대항전이라는 점을 파고든 것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도 월드컵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브라질 현지 롱텀에벌루션(LTE) 데이터 무료 제공 등 자사 서비스를 이용한 마케팅이 주를 이룬다. 국가대표팀 후원사인 KT는 축구 A매치 경기 1등석 티켓과 유니폼 제공 등의 마케팅을 월드컵 기간에 맞춰 진행한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