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당한 선수를 돌봐야 할 트레이너가 들것에 실려 나가 뒷말을 낳고 있다.
잉글랜드는 15일(한국시간) 2014브라질월드컵 D조 조별리그 첫 경기 이탈리아전에서 0-1로 뒤지던 전반 37분 다니엘 스터리지의 골로 동점을 만들었다. 로이 호지슨 감독을 비롯한 잉글랜드 선수단 전원이 펄쩍 펄쩍 뛰며 기쁨을 억누르지 못했다. 그런데 골 세리머니 직후 잉글랜드 벤치에선 한 사람이 쓰러져서 일어나지 못했다. 선수 가운데 다친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쓰러진 사람은 분명 존재했고, 국제축구연맹(FIFA) 스태프는 들것을 들이도록 지시해 환자를 실어 내보냈다. 황당하게도 의문의 주인공은 잉글랜드의 피지컬 트레이너인 개리 레윈이었다. 동점골 직후, 호지슨 감독의 옆에서 펄쩍펄쩍 뛰며 좋아하다가 그만 왼쪽 발목을 접질린 것이다. 트레이너가 부상으로 빠진 뒤 잉글랜드는 후반 이탈리아 공격수 마리오 발로텔리에게 결승골을 내주고 1-2로 패했다. 레윈의 아픔이 2배로 커졌을 듯하다.
AFP통신에 따르면, 경기를 보기 위해 빗속을 뚫고 여자친구와 함께 축구장을 찾은 브라질인 호세는 경기개시 1시간 전에 묘령의 여인과 마주쳤다. 이 여자는 다가와서 호세가 입고 있던 우비를 “나한테 팔라”고 요청했다. “200달러(약 20만원)를 주겠다”는 놀라운 제안이었다. 호세가 입고 있던 우비는 14달러(약 1만4000원)짜리였다. 거의 15배에 이르는 돈을 주겠다고 하니 파격을 넘어 황당할 따름. 호세가 장난으로 여기자 여자는 그 자리에서 현찰을 보여줬고, ‘거래’는 성립됐다.
호세는 “여자가 어느 나라 사람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멕시코 유니폼을 입은 남자와 함께였다”고 증언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앞으로 경기장에는 맑은 날씨에도 우비를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늘어날지도 모르겠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