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코트디부아르 구한 두 노장
이탈리아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안드레아 피를로가 15일 브라질 마나우스의 아마조니아 경기장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브라질 월드컵 D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공을 트래핑하고 있다. 피를로는 이 경기에서 92%의 패스성공률을 기록하며 이탈리아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마나우스=GettyImages 멀티비츠
○ ‘중원 사령관’ 피를로-‘악동’ 발로텔리 콤비
피를로와 발로텔리의 나이 차는 11세. 세대 차를 넘어 침착하고 묵묵히 플레이를 하는 피를로와 다소 건방진 듯 다혈질인 발로텔리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이다. 하지만 15일 브라질 마나우스의 아마조니아 경기장에서 열린 D조 1차전에서 ‘종주국’ 잉글랜드를 무너뜨리는 데 있어서는 환상의 콤비를 이뤘다.
발로텔리는 후반 5분 오른쪽 측면에서 안토니오 칸드레바(라치오)가 올린 크로스를 골 지역 왼쪽을 파고들며 머리로 받아 넣었다. 수비수 게리 케이힐(첼시)을 따돌리고 들어가는 움직임이 압권이었다. 과격한 행동으로 구단에 거액의 벌금을 내고 여성 교도소가 궁금하다며 차를 타고 난입하는 등 경기장 안팎에서 기행을 일삼아 ‘악동’으로 불리던 발로텔리가 이탈리아의 영웅으로 거듭나는 순간이었다. 대회 직전 벨기에 출신 여자친구에게 청혼한 발로텔리는 “첫 월드컵 무대에서 골을 기록해 정말 행복하다. 이 승리를 내 미래의 아내에게 바친다”며 활짝 웃었다.
AP통신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병기(兵器)’가 잉글랜드를 무너뜨렸다고 전했다. 한편 이탈리아가 잉글랜드를 꺾고, 조 최약체로 평가되는 코스타리카가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우루과이를 3-1로 꺾는 이변을 연출하면서 D조는 혼전 양상을 띠었다.
이탈리아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안드레아 피를로가 15일 브라질 마나우스의 아마조니아 경기장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브라질 월드컵 D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공을 트래핑하고 있다. 피를로는 이 경기에서 92%의 패스성공률을 기록하며 이탈리아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마나우스=GettyImages 멀티비츠
남아공 월드컵 16강을 넘어 원정 대회 최고 성적을 노리던 일본은 교체 출장한 드로그바의 무서운 존재감 앞에 무릎을 꿇었다. 일본은 이날 헤시피의 페르남부쿠 경기장에서 열린 코트디부아르와의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전반 16분 혼다 게이스케(AC 밀란)의 선제골로 앞서 갔다.
드로그바는 4년 전 남아공 대회를 앞두고 가진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오른팔 척골이 부러지는 부상을 당해 정작 월드컵에서 제대로 활약하지 못했는데 이번 월드컵 일본과의 첫 경기에서 당시의 빚을 갚았다. 이날 승리로 코트디부아르는 사상 첫 16강 진출이 유력해진 반면 월드컵 본선에서 아프리카 팀에 첫 패배를 당한 일본은 16강으로 가는 길이 험난해졌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