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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지리산 대피소에 불쑥… 침낭 물어뜯은 반달곰

입력 | 2014-06-16 03:00:00

3년전 방사… 음식냄새 맡은듯
놀란 등산객 침낭 던지고 도망… 직원 공포탄 쏴 쫓아 “포획할것”




종 복원을 위해 지리산에 방사된 반달가슴곰이 먹이를 찾기 위해 지리산 대피소의 탐방객 앞에 나타났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15일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8일 오후 10시 25분 지리산 벽소령 대피소 앞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이모 씨 등 등산객 2명 앞에 반달가슴곰이 접근했다. 이 씨 등은 화들짝 놀라 덮고 있던 침낭을 던졌고, 반달곰은 이 침낭을 물어뜯다가 대피소 직원들이 공포탄과 최루가스를 쏘자 달아났다. 이 씨 등은 즉시 대피소로 이동해 다치지 않았다.

이 반달곰은 공단 측이 2011년 방사한 100kg 암컷곰 ‘CF-38번’으로 과거에도 먹이를 구하려고 이 대피소에 수차례 나타났었다. 공단 측은 인명 피해를 막고자 대피소 음식물 쓰레기장 주변에 전기펜스를 설치하기도 했다.

공단은 이 곰이 자연 적응에 실패했다고 판단하고 일단 포획해 번식용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새끼들도 어미와 함께 데려와서 다시 훈련을 시킨 뒤 방사할 계획이다. 공단 관계자는 “곰을 만났을 때 등을 돌려 도망가거나 소리를 지르면 오히려 곰이 따라올 수 있어 위험하다”며 “눈을 계속 마주친 상태에서 뒷걸음질치면서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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