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쌀 인식 확산되며 판매량 치솟아 불릴 필요 없는 현미부터… 발아-발효-효소 현미 등 식감 높인 기능성 잇달아…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어
롯데마트에서 판매하는 ①오색현미6곡 ②화선찰현미 ③검정찰현미.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④발아현미 ⑤발효현미 ⑥열화현미. 이마트·롯데마트 제공
‘현미=건강식’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현미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때맞춰 거친 식감을 개선한 기능성 현미도 잇달아 나오고 있다.
○ 조선시대 양반이 기피하던 쌀, 현대인의 주식으로
16일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1∼5월 현미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6%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백미 매출은 전년 대비 9.2% 감소했다. 백미 소비가 매년 내리막을 걷는 것을 감안하면 현미의 매출 상승세는 고무적이다. 실제로 우리 국민의 흰쌀 소비량은 1979년 이후 매년 감소해 2012년 69.8kg에 그쳤다. 이는 30년 전인 1982년(130kg)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현미의 쌀눈(배아)과 속껍질에 비타민과 칼슘, 식이섬유 등이 풍부하다는 인식이 높아지자 위상이 달라졌다. 농촌진흥청이 국산 현미 8개 품종을 분석한 결과 동맥경화증을 막아주는 비타민E는 현미 100g당 1.9mg으로 백미보다 73%나 많았다. 또 암세포 분호를 억제하는 피틴산 역시 백미의 3배에 이른다. 반면 백미는 배아와 속껍질을 도정하는 과정에서 이런 영양분이 깎여 나간다.
백미가 정제된 탄수화물 형태로 체내에 빠르게 흡수되기 때문에 백미만 과다하게 섭취할 경우 혈당이 높아지고 지방이 축적된다.
이런 이유로 현미를 주식으로 삼는 사람이 늘면서 현미 제품의 용량도 늘었다. 기존에는 콩, 조, 보리처럼 현미도 소용량(1∼2kg)으로만 판매됐다. 하지만 100% 현미로만 밥을 짓는 사람이 늘면서 대형마트들은 최근부터 10kg의 현미도 판매하고 있다.
○ ‘현미 전성시대’, 기능성·영양성분 강화 제품 쏟아져
최근에는 조리를 쉽게 한 기능성 현미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불릴 필요 없는 현미’가 대표적이다. 이 제품은 현미 표면에 칼집을 미세하게 냈다. 수분 투과력을 높여 조리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서다.
부드러운 식감을 내는 연화 현미는 쌀이 파손되지 않게 현미를 찐 뒤 눌러서 현미의 외피와 내피를 균열시키는 미세공법을 썼다. 미세한 틈으로 수분과 소화효소가 침투되어 소화가 잘 되도록 하는 원리다. 또 열화 현미는 약 200도의 고온에서 짧은 시간 동안 가열한 뒤 냉각시키는 과정을 거쳐 현미 표면에 홈(crack)을 팠다. 이렇게 하면 조리 시간이 단축된다.
영양 성분을 강화한 현미도 있다. 발아 현미는 현미에 싹을 틔워서 칼슘 비타민과 같은 영양성분의 함량을 높였다. 또 발효 현미는 유산균과 효모균으로 현미를 발효시켜 우리 몸에서 장운동을 활발하게 해준다.
현미가 인기를 끌자 대형마트들은 다양한 행사를 열고 있다. 이마트는 불릴 필요 없는 현미, 열화 현미, 발아 현미, 발효 현미, 효소 현미 등 5가지 기능성 현미(1kg) 중 4가지를 묶어 1만 원에 판매하는 ‘기능성 현미대전’을 22일까지 연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