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밥값은커녕 院구성도 못한 여야

입력 | 2014-06-17 03:00:00

[밥값하는 국회로]
원내대표 회담 국감일정 등 이견… “왜 이래!” “뭘 양보했나” 고성도
국회 개회 하루 앞두고 대치 심화




정무수석-野원내대표 ‘두 선’의 만남 조윤선 신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왼쪽)이 취임 인사차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실을 찾아 박영선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았다. 이에 앞서 조 수석은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를 예방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여야는 16일에도 19대 국회 후반기 원(院) 구성을 타결짓지 못했다. 6월 국회 개회(18일)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오히려 여야 대치 국면은 심화되는 형국이다. 국회가 문을 열더라도 켜켜이 쌓여 있는 난제들을 풀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공언이 무색해졌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 이완구,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과 오후 두 차례 만나 쟁점에 대한 일괄타결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새정치연합은 △겸임 상임위인 정보위와 특위인 예산결산특위의 전임 상임위화 △1개씩인 상임위 법안심사소위의 2개씩 설치를 주장했다. 반면 여당은 반대했다. 가까스로 여야는 정보위와 예결위를 정기 개최하기로 절충점을 찾았지만 이번엔 일년에 두 번 나눠 실시하기로 한 국정감사와 관련해 상반기 일정을 언제 시작할지를 놓고 맞섰다.

새누리당 윤영석 원내대변인은 “상반기 국감을 7·30 재·보궐선거 때까지 끌고 가려는 것은 정략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증인 채택, 출석통지 등 절차를 감안하면 이달 시작하는 것은 무리”라고 반박했다.

‘세월호 국정조사’ 기관보고 기간에 대해서도 합의를 보지 못했다. 여당은 증인 채택 등 향후 일정 등을 고려해 최대한 빨리 시작하자고 강조했지만 야당은 월드컵 분위기 등을 감안해 다음 달 초부터 기관보고가 이뤄져야 한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이런 상황에서 두 원내대표는 말싸움에 가까운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오전 11시 회동이 시작되자마자 박 원내대표는 “인내심의 한계가 왔다. 새누리당이 어머니, 아버지 같은 심정으로 포용을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항상 포용 노력을 하는 분으로 이해하고 있는데 웃음 뒤에 숨긴…, 그 뒷말은 생락하겠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건넸다.

이에 이 원내대표는 “박 원내대표가 설사 심한 말씀을 해도 저는 끝까지 박 원내대표를 모시고 성숙한 국회를 만들어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뼈있는 말로 대꾸했다. “조금 짜증나고 화나도 그냥 웃겠다. 끝까지 웃어보려고 하고 웃겠다”고도 했다.

오후 4시 25분경 회의장 밖으로 두 원내대표의 맞고함이 들려나왔다. 이 원내대표가 “왜 이래!”라고 호통을 치자 박 원내대표는 “지금까지 양보한 게 뭐가 있어요!”라고 맞받아쳤다. 여야 원내대표 회담은 오후 5시경 합의문 발표 등 없이 빈손으로 끝났다.

배혜림 beh@donga.com·홍정수 기자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