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드라마 OST 콘서트’에는 2000명의 현지 한류팬이 모였다. 김종국, 크레용팝의 공연에 현지 관객들은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사진제공|더그루브 엔터테인먼트
■ 中 현지 업체들 한류 행사 참여 열풍
경쟁력 있는 한류 콘텐츠 ‘배우기’ 나서
OST 콘서트·커버댄스 축제 등 큰 관심
단순합작 넘어 문화교류…시너지 기대
중국 한류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한국 드라마와 음악을 수동적으로 흡수하던 중국 한류 팬과 관련 업체들이 영화와 드라마 합작 시도를 넘어 이제는 콘텐츠의 힘을 가까이에서 얻기 위해 바쁘게 뛰고 있다. 기존의 합작과 협력 등도 꾸준히 이어지면서 현지 한류 팬들의 한류에 대한 관심도 더욱 적극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14일과 15일 중국 베이징 신흥 문화지구 751디파크에서 열린 ‘한·중 드라마 OST 콘서트’와 ‘케이팝 커버댄스 페스티벌’ 무대에서도 현지 콘텐츠업체들의 뜨거운 관심이 엿보였다. 현장에서 만난 주중한국문화원 김진곤 원장은 “한류 행사는 많았지만 이번처럼 여러 주체가 적극적으로 참여한 건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특히 투도우닷컴은 이번 행사를 온라인으로 생중계했다. 현지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 사이트가 급성장하는 배경에는 ‘별에서 온 그대’ 등 한국 드라마 서비스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최근 중국에서 한국 드라마 판권을 구입하는 곳이 방송사가 아닌 투도우닷컴과 같은 온라인 사이트라는 점도 이목을 끈다.
그동안 한류 열기에도 한류스타와 관련 콘텐츠의 중국 진출에는 여러 제약이 없지 않았다. 일본이나 대만 등 주변 국가보다 까다로운 진입 조건과 함께 자국 문화를 지키려는 벽이 존재한 탓이다.
대안으로 부상한 방식은 중국 현지 업체와 합작이나 협력. 이민호가 중국 최대 규모 엔터테인먼트사 화이브러더스와 업무협약을 맺은 것도, 에프터스쿨 소속사 플레디스가 현지 기획사 위에화엔터테인먼트와 손잡은 이유도 이런 배경에서다. 중국에서 처음 열린 ‘한·중 드라마 OST 콘서트’가 높은 호응을 얻은 원동력도 현지 업체들의 지원과 협력 덕분이다. 공연을 공동 주최한 차이나뮤직 런 샤오펑 부대표는 “한국 콘텐츠는 매우 만족스럽다”며 “장기적으로 두 나라 문화가 교류할 수 있는 더 많은 콘텐츠를 만들어낼 생각”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중국)|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