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스피돔 2층에 설치된 ‘스피드롬’의 전경. 사이클 경기장을 10분의 1 크기로 축소한 미니 벨로드롬으로 경륜 경주를 간접 체험할 수 있다. 오프닝 행사에 대비한 예행연습에서 경륜선수들이 스피드롬을 돌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 미니 벨로드롬 ‘스피드롬’에 가보니
타원형구조…가로 18m 세로 10m 길이 33m
경사 9∼34도·트랙 폭 2m50…긴장감 두 배
공단, 경륜 간접체험 등 공익적 역할 강화 목적
20일까지 ‘오프닝 사이클 대회’ 참가자 모집
“너무 빨라! 속도를 늦춰. 앞 사람과의 간격을 더 벌려.”
● 규격은 미니, 속도감과 스릴은 매머드급
스피드롬은 경륜장 명칭인 ‘스피돔’과 자전거 경기장을 뜻하는 ‘벨로드롬’의 합성어다. 광명스피돔을 10분의1 크기로 축소해 목재로 만들었다. 가로 18m에 세로 10m 크기의 타원형 구조로, 트랙 한 바퀴 길이는 33m다.
규격이 작다고 우습게 봐서는 곤란하다. 보통 벨로드롬은 경주로가 안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빠르게 달리다 회전할 때 원심력으로 튕겨져 나가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스피드롬 역시 9도에서 최대 34도로 기울어져 있는데, 경기장이 작은 만큼 체감 경사도는 실제보다 훨씬 가파르다. 트랙의 폭도 약 2m50cm로 좁아 선수 두 명이 겹쳐 달릴 때는 타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긴장하게 만든다.
예행연습에 참가했던 현역 경륜선수 정춘호(36·9기)는 “속도감과 스릴이 실제 벨로드롬 이상이다. 특히 경사가 급격하게 가팔라지는 코너에서는 주행기술과 집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장이 아닐까’ 의심이 들었다. 마침 본부 직원이 ‘직접 타보지 않고 좋은 기사를 쓸 수 있겠냐’며 사이클 한대를 기자 앞에 가져왔다. 브레이크가 없는 고정기어 자전거인 픽시(픽스드 기어 바이크)였다. 조작법 설명을 들은 후 스피드롬에 들어섰다.
● 미니 벨로드롬 픽시 레이스, 해외에선 선풍적 인기
미니 벨로드롬 픽시 레이스는 국내에선 생소하지만 영국, 프랑스, 미국 등 해외에선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익스트림 스포츠다. 경기 방식은 선수 두 명이 반대편에서 출발해 상대를 추월하면 승리하는 일대일 배틀이다. 쫓고 쫓기는 숨 막히는 승부의 매력에 젊은 층이 열광한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9월 한 음료회사 주최로 처음으로 대회가 열려 화제가 됐다. 하지만 단발성으로 끝나 동호인들의 아쉬움을 남겼는데, 이번에 본부가 광명스피돔에 상설 경기장을 설치한 것이다.
스피드롬 제작과 대회를 총괄한 정정수 자전거이용활성화 TF팀장은 “고객에게 간접 경륜 체험 기회를 주기위해 스피드롬을 제작했다. 이를 계기로 공단의 공익적 역할을 강화하고, 스피돔이 있는 경기도 광명이 자전거의 메카로 한 단계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정 팀장은 이어 “헬멧 등 보호 장구를 착용하고, 천천히 달리면 위험하지 않은 만큼 많은 고객이 스피드롬을 즐기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첫 대회는 기록측정 방식…20일까지 참가 접수
스피드롬 설치를 기념해 22일 열리는 ‘스피드롬 오프닝 사이클 대회’는 독주기록 측정 방식으로 진행된다. 10바퀴를 주행해 가장 빠른 기록을 낸 출전자가 우승한다. 한국경륜선수회가 심판 등 대회 운영을 맡는다.
본부는 대회 후에는 스피드롬을 고객 경륜 체험장으로 활용한다. 매주 금∼일요일 낮1시부터 오후6시까지 개방한다. 또 1대1배틀, 팀대항전 등 다양한 방식의 대회를 준비 중이다. 아울러 스피드롬을 청계광장, 올림픽공원 등 도심에 설치한 후 대규모 사이클 이벤트도 열 계획이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트위터@ajap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