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12일 부산에 개장한 송상현광장에 들렀다. 별로 볼거리도 없고 그냥 잔디광장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이상의 의미를 찾을 수 없어 약간 실망했다. 찾아온 대부분의 시민이 그냥 길쭉하게 늘어선 잔디광장에 앉아 무더위를 피하며 음식이나 먹고 소일하다 돌아가는 것이었다.
길이 700m, 폭 45∼78m, 면적이 1만여 평이나 되는 국내 최대 도심광장이라 불리면서도 그저 역사마당과 잔디광장, 성큰광장, 바닥분수 등이 고작이었다.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만한 콘텐츠가 적어 ‘혹시나’ 하고 큰 기대를 걸고 갔다가 ‘역시나’ 실망만 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부산시가 개장 일정 맞추기에만 급급했던 것 같다.
송상현 장군은 임진왜란 당시 동래부사로 결사항전 끝에 순국했다. 학생들이 송상현 장군의 애국정신을 배울 수 있는 역사체험학습 공간으로 활용했다면 광장의 의미가 더 크지 않았을까. 1800여억 원의 엄청난 비용을 들여 지은 광장이 단지 잔디밭에 앉아 휴식이나 하고 별다른 의미가 없다면 예산 낭비에 지나지 않는다.
우윤숙 부산 서구 동대신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