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브라질 월드컵 대한민국과 러시아의 H조 첫 경기가 열린 18일 오전(한국 시간) 브라질 쿠이아바 아레나 판타넬 경기장. 전반 기성용이 공중볼을 다투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미국의 스포츠전문 매체 ESPN이 18일 러시아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H조 예선 1차전에서 1대1로 비긴 한국팀의 미드필더 기성용을 극찬한 가운데, 영국의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WhoScored)닷컴도 기성용에게 최고 평점을 부여해 같은 의견을 나타냈다.
후스코어드닷컴은 한국과 러시아전 후 출전 선수 전원을 대상으로 평점을 부여했다. 기성용은 7.9점으로 한국 대표선수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양 팀 통틀어서도 기성용보다 높은 평점을 받은 선수는 없다. 즉 기성용이 이날의 MOM(Man Of Match·최우수 선수)이라는 것.
기성용에 이어 중앙수비수 홍정호가 7.7점으로 두 번째 높은 평점을 받았다. 한국은 홍정호가 부상으로 교체 아웃 된 직후 동점 골을 허용했다.
이어 한국영(7.4점), 정성룡과 김영권(각각 7.1점), 이용(6.8점), 윤석영(6.7점), 이청용과 구자철(각각 6.5점), 손흥민(6.3점), 박주영(6.1점)의 순이었다. 선발 11명 중에는 박주영의 평점이 제일 낮았다.
최고 평점을 받은 기성용은 이날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해 94%에 이르는 높은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이청용(96%)에 이은 2위. 볼 터치는 95회로 상대 수비형 미드필더 데니스 글루샤코프(34회)-빅토르 파이줄린(59회)을 크게 앞섰다.
또 기성용은 3차례의 드리블에 성공했고 한번 태클을 시도했다. 다만 슬라이딩 태클이 깊어 옐로카드를 받은 대목은 아쉽다. 기성용은 후반 한차례 중거리 슈팅도 시도했다.
한편 미국의 스포츠전문 매체 ESPN은 이날 월드컵 특집 기사에서 '패스 마스터' 기성용을 극찬했다.
ESPN은 한국과 러시아전이 1대1로 끝난 후 '한국은 첫 경기에서 긍정적인 것들을 얻었다(S.Korea take point, positives in opner)'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기성용이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뛰어났다"며 "아마 양 팀 선수 중 최고 활약을 한 것 같다"고 치켜세웠다.
또 "기성용은 늘 패스를 받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며 "결코 상대에게 볼을 빼앗기지 않았다. 평정심을 잃지 않고 확실하게 볼 간수를 했다"고 칭찬했다.
기성용은 'SNS파문'과 '왼손 국민의례' 등으로 빈축을 샀다. 그런 탓에 국내에 안티팬이 가장 많은 선수 중 하나다.
하지만 이날 맹활약 덕에 그에 대한 이미지가 조금 나아진 것 같다. 온라인에는 "정말 축구 실력은 깔게 없다"며 기성용을 칭찬하는 글이 꽤 많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