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린 한양대 교수팀, 업계 종사자 1620명 설문조사
회원 직접 판매원의 직업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근무 기간이 길수록 만족도가 더 컸다.
한양대 경영학부 한상린 교수팀이 올 2∼5월 회원 직접 판매업체인 한국암웨이의 판매원 1620명을 대상으로 ‘회원 직접 판매의 판매원과 기업가 정신 분석’을 한 결과 조사 대상의 63.1%가 ‘직업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전반적으로 나의 직업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답한 판매원은 11.6%에 그쳤다. ‘내년에 아마도 새로운 직업을 찾아볼 것’이라는 의견은 13.4%에 그쳤다. 한 교수팀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지난달 23일 열린 ‘2014 한국유통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공개했다.
회원 직접 판매를 통해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는 판매원도 많았다.
판매원의 49%는 ‘현재 하고 있는 업무보다 더 도전적인 일을 잘 해낼 수 있다’고 답했다. 54.4%는 ‘업무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판매원 이모 씨(54)는 “50대 초반에 명예퇴직한 뒤 일자리를 찾는 게 말처럼 쉽지 않았지만 회원 직접 판매를 하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성과를 내면서 자신감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이 업무에서 어려움을 전혀 겪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59.3%는 ‘이 업무에 적응하는 데 어려웠다’고 답했다.
회원 직접 판매원들의 경영 마인드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의 77.9%가 스스로를 개인사업자로 여긴 것과 58.2%가 ‘문제가 발생하면 기존 방법보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해결책에 더 큰 가치를 둔다’고 답한 것이 이런 맥락이다. ‘사업 기회를 포착하려면 어느 정도 불확실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64%)’거나 ‘혁신적인 리더십을 강조하는 경영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41%)’ 등의 질문에서도 경영자로서의 진취적 성향을 내비쳤다.
▼ “회원직접판매 활동기간 길수록 기업가정신 높아져” ▼
박세준 한국암웨이 대표이사
특히 취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력단절 여성과 고령층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면서 사회적 인식도 개선되고 있다. 다음은 박세준 한국암웨이 대표이사(사진)와의 일문일답.
“회원 직접 판매는 경력단절 여성과 고령층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소득 창출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주부들은 스스로 시간 배분을 할 수 있어서 일과 가사의 병행이 가능하다. 또 한국은 이미 고령화 사회다. 하지만 고령자의 직업군은 제한적이며 취업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회원 직접 판매가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물꼬를 터주고 있다. 한국암웨이는 60대 이상의 고령층 회원이 2003년 이후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09년을 기점으로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사업 지속 기간이 길수록 사업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데….
“한국암웨이 회원은 모두 개인사업자다. 이들은 활동하는 기간이 길수록 기업가 정신이 높아졌다. 자신이 1인 기업의 대표라고 생각하고 책임감을 가지고 활동하는 것이다. 기업가 정신이 높은 회원은 그렇지 않은 회원보다 직업 만족도가 높았고 성취 욕구와 주관적 행복 등도 높게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회원 직접 판매를 통해 기업가 정신이 높아지고 성취감도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회원은 근무 시간과 장소에서 별다른 구애를 받지 않는다. 반면 기업은 회원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는데….
“회원은 한국암웨이 직원이 아니다. 독립된 자영업자다. 그래서 회원을 관리할 필요가 없다. 다만 회원들이 성과를 내도록 최대한 지원하고 있다. 회원의 성공은 한국암웨이의 성장과 직결되는 상생관계다. 회원이 자신의 성공을 위해 스스로 고민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우리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회원 직접 판매업의 육성 방안은 무엇인가.
“정부는 회원 직접 판매를 규제해 왔다. 우선 정부의 시각 전환이 필요하다. 회원 직접 판매를 유통업의 관점에서 바라봤으면 한다. 불법 피라미드 판매와 구별하기 위한 업계의 자정 노력도 필요하다. 소비자도 회원 직접 판매를 다양한 유통방법 중 하나로 바라보기를 바란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