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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Cup Brasil 2014]월드컵 첫 경험자 많기에… 중압감에 몸 무거운 벨기에

입력 | 2014-06-19 03:00:00

몸싸움 피하고 패스 실수 잇달아
경기 집중 못하고 관중석 보기도




“역시 월드컵은 다르네요.”

벨기에 수비수 얀 페르통언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전반전에 보여준 무기력한 모습에 대한 질문에 페르통언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도 뛰어봤지만 월드컵은 수준이 달랐다. 월드컵이 주는 중압감과 부담감에 평소 실력의 절반도 나오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벨기에는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23명의 선수 중 월드컵을 경험해 본 선수는 다니엘 판바위턴이 유일하다. 마르크 빌모츠 감독은 경기 전 “그런 부담은 어린이들이 병원에 갈 때나 느끼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달랐다.

벨기에는 18일 알제리와의 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벨기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위로 H조 4팀 중 가장 높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포진해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벨기에는 몇 가지 약점을 노출했다. 한국이 넘보지 못할 상대는 아니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선수들의 월드컵 경험 부족이었다. 전반전에 벨기에 선수들은 평소에 하지 않는 패스 실수를 잇달아 했다.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고 관중석을 쳐다보기도 했다.

거친 몸싸움을 싫어해 상대 선수와 부딪치기도 전에 피하는 선수도 있었다. 공을 잡고 시간을 끌다 알제리 선수에게 공을 빼앗기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벨기에 기자는 “선수들이 빅 리그에서 해왔던 것처럼 예쁜 축구를 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다양한 공격루트는 강점이었다. 공격의 핵인 에덴 아자르의 공격이 차단되면 케빈 더브라위너 등 미드필더들이 공격의 활로를 뚫어줬다. 여기에 마루안 펠라이니의 큰 키를 이용한 문전에서의 헤딩 슈팅과 악셀 위첼의 위력적인 중거리 슈팅은 상대 수비수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90분 내내 뛰어다닐 수 있는 벨기에의 강철 체력도 한국에는 부담이다.

미국 ESPN의 앤디 미튼 기자는 “알제리처럼 빠른 속도를 이용해 수비 뒷공간을 노리지 않는다면 한국이 골을 얻기 힘들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벨루오리존치=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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