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스 테이블’을 연 캐나다 교포 사업가 정문현 씨(왼쪽 사진 오른쪽)와 2012년 32세를 일기로 소천한 아들 정흥렬(미국명 조지프 정) 씨. 극동방송 제공
하지만 커피를 주문하면서 곧 다른 점을 발견했다. 장애가 있는 한 젊은이가 활짝 웃으며 주문을 받았다. 그러고 보니 커피점 한쪽에는 ‘HI, MY NAME IS JOE. WHAT IS YOUR NAME?’이라는 문구가 눈에 보였다.
이곳은 장애인 고용을 목적으로 설립된 캐나다 사회적 기업 ‘조스 테이블(Joe’s table)’ 2호점이다. 조스 테이블은 자폐증과 장애 속에 고통을 겪다 세상을 떠난 아들 조를 기리며 캐나다 교포 사업가 정문현 정성자 부부가 마련한 커피전문점이다. ‘안녕(HI)’으로 시작하는 문구는 사람을 만나기만 하면 이렇게 인사하던 조가 입버릇처럼 했던 말이란다.
정 씨 부부는 “아들 조뿐만 아니라 다른 장애인도 동등한 자격으로 일하고, 동정의 대상이 아닌 전문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며 “장애인들이 만드는 커피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세계 최고의 커피를 선보이는 곳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했다. 장애인 재활과 직업 훈련을 돕는 사랑의 복지재단에서 훈련 받은 장애인 직원들이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
21일 사랑의 교회에 문을 여는 조스 테이블 3호점. 사랑의교회 제공
“장애인들에게 일을 주는 것은 새 생명을 주는 겁니다. 개인뿐 아니라 가족을 살리는 일입니다. 아무리 교육을 받아도 사회에서 일을 주지 않으면 소용없습니다.” 1990년대부터 장애인 교육과 복지를 위해 노력해 온 홍정길 밀알복지재단 이사장의 절박한 말이다.
전문가들은 장애인 교육이 학교라는 공간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교육 받은 뒤 일을 할 수 없다면, 장애인과 그 가족이 겪는 좌절과 고통은 비장애인과 같다는 것이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